사회
'필름이 더 더러워요'…방치된 코로나19 항균 필름 실효성 있나
입력 2020-08-19 19:20  | 수정 2020-08-19 20:31
【 앵커멘트 】
건물 승강기마다 붙여진 코로나19 항균 필름, 자주 보셨을 텐데요.
구리 성분이 들어있어 항균이 된다고 붙여놓은 필름인데, 문제는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찢어지거나 너덜너덜 방치돼 있어 오히려 감염될까봐 염려되기도 하는데요.
심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승강기 버튼마다 구리 이온으로 만들어진 필름이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손자국에 긁혀 자주 눌린 숫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닳은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이곳뿐이 아닙니다.

구멍까지 뚫리고, 접착력도 떨어진 채 너덜너덜해진 필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건물 경비원
- "안 갈아도 돼. 그대로 그냥 쓰라고 붙여놓은 거예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항균 효과를 위해 붙여놓았던 필름이 곳곳에서 방치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진수 / 서울 하왕십리동
- "오래돼서 좀 더러워져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고, 감염 방지는 될지 안 될지 의심이 가고…."

전문가들도 비슷한 우려를 드러냅니다.

▶ 인터뷰 : 김우주 /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그거 하나 붙여놓고 주구장창 있잖아요. 오히려 손대면서 교차 감염 우려도…. 지저분하잖아요. 세균, 다른 바이러스도 그렇고."

실제로 최근 주민 14명이 집단 감염된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 대해 방역당국은 승강기 내 항균 필름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위생과는 별개로 항균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구리 자체가 항바이러스 효과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직접 접촉이 아니라 필름 재료로 쓰일 경우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구리 이온은 필름 표면에 노출될 수가 없기 때문에 살균력이 있을 수가 없다…. (손에) 닿지 않으면 효과가 있을 수가 없죠."

항균 필름이 있다고 안심하기보다는 마스크 착용과 소독 등 개인 방역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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