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미연합훈련 맞춰 미국 폭격기 한반도 근해 비행…북·중에 경고?
입력 2020-08-19 14:34  | 수정 2020-08-26 15:04

미국의 폭격기 6대가 한미연합훈련 시작에 맞춰 한반도 근해를 비행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시점에 미국 폭격기 6대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19일)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B-1B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 등 6대의 폭격기가 그제(17일) 하루 동안 미국 본토와 괌에서 출격해 대한해협과 일본 인근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B-1B 2대는 미국 텍사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다른 2대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각각 출격했습니다. 이들 폭격기의 비행경로는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B-2는 최근 배치된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 미군기지에서 출발해 일본 근해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1B 2대는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J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이어 B-1B 2대가 추가 합류했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 있던 F-15C 전투기 4대와 이와쿠니 기지의 미국 해병대 F-35B,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항모타격탄 F/A-18 수퍼호넷 전투기도 참여했습니다.

미국 공군 폭격기와 해군 항공모함 타격단, 해병대 항공기가 통합작전을 펼치면서 일본과 연합훈련을 한 것입니다. 이런 규모의 통합 및 연합훈련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미국 공군은 "이번 임무는 언제, 어디서든 전 지구적으로 전투사령부 지휘관들에게 치명적이고, 준비된, 장거리 공격 옵션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비행이 어제(18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이 연합방위태세 검증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의 의지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올해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검증에 중점을 둬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한국군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되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결국 양국은 이번 훈련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FOC 검증 대신 한미연합사령부의 전투 준비태세 점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케네스 월즈바흐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번 폭격기 출격 및 미일연합훈련에 대해 "우리의 장점은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동맹국과 통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이러한 동시 임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구(戰區)를 보장하는 임무를 지원하고자 아군을 신속히 배치하는 광범위한 옵션을 제공하는 능력과 태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달 21∼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폭격기 출격이 미일연합훈련 차원이어서 우리 측에 통보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통보는 안 왔지만, 미국 폭격기의 출격 사실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항공기추적사이트 '노 콜싸인'(No callsign)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정찰기 EP-3E가 한미연합훈련 이틀째인 이날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며 대북 정찰에 나섰습니다.

EP-3E는 신호정보(시긴트) 수집 및 정찰을 담당하는 항공기로, 지상과 공중의 모든 신호를 포착해 분석합니다.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제(17일)는 미국 공군의 RC-135W(리벳 조인트) 정찰기가 수도권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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