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광주서 무릎 꿇은 김종인, 울먹이며 "5.18 망언 사죄"
입력 2020-08-19 11:33  | 수정 2020-08-26 12:04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9일) 취임 후 처음 광주를 방문해 5·18과 관련한 일부 당원의 막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 도착 직후 5·18 민주묘지를 찾아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서도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역사적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대표해서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민주의 문 앞에서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고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과 발언을 하자 주변에 있던 한 시민은 "대표님 말씀이 맞다"라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반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미래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습니다.

사과 발언을 마친 김 위원장은 5·18민중항쟁추모탑으로 이동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추모탑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일어서는 순간 휘청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에서 부축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어 묘역을 찾아 영혼결혼식을 한 박기순, 윤상원씨의 묘 등을 어루만진 뒤 마지막으로 행방불명자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묵념했습니다.

통합당 관계자는 "행방불명자 묘역까지 찾은 것은 '이름 없는 희생자까지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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