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물가채ETF 찜하는 해외직구족
입력 2020-08-18 17:26 
2차 팬데믹 조짐에 증시 급락 우려가 높아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향후 물가 상승을 염두에 둔 투자 역시 확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해외 직구족은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원유가 상승을 근거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아이셰어TIPS ETF의 순매수액은 2601만달러로 해외 순매수 25위였다. TIPS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상장돼 있어서 채권 자체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TIPS는 유통량이 적고 미국 TIPS는 외국에서 거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 해외 직구족은 소액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TIPS ETF에 몰린 것이다.
미국에서도 국채 발행에 대한 수급 부담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들어 국채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0.55%였던 미국 10년물은 지난 금요일 0.69%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국 20년 이상 장기채 ETF인 TLT ETF는 최근 한 달간 1.9% 하락했고 7~10년 중장기채 ETF인 IEF는 한 달 새 0.3% 빠졌다. 반면 TIPS ETF는 0.96% 상승했다. 국채금리는 올랐지만 막대한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TIPS 금리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TIPS 10년물 금리(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제 금리)는 -1%까지 하락했다.

박민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채 발행은 증가하지만 TIPS 공급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TIPS와 관련된 ETF는 미국 국채에 비해 수급 환경이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은 안정적인 경기 회복 경로에 진입됐다고 판단하면 채권금리 상승을 일부 용인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국채를 숏하고 TIPS를 롱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TIPS ETF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미 국채금리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경기 반등 국면에서 국채금리 상승 효과를 일부 방어할 수는 있지만 항상 플러스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만 감안하면 TIPS 투자는 긍정적이나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갈 경우 최종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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