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졸이 대졸보다 코로나19 속 고용취약성 높아…비필수 인력도↑
입력 2020-08-18 12:01 
[자료 제공 = 한국노동패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취업자수가 큰 폭 감소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노출된 가운데 이런 상황에서 학력이 낮을수록 고용취약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를 주제로 발간한 BOK이슈노트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은 저소득, 저학력, 청년층, 여성, 임시일용·자영업자,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 취약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고졸 이하 저학력자가 비필수직,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 비해 7~24%포인트 높게 추정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를 쓴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과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개별 경제활동인구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 특성과 관련이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재조정이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올해 3~6월중 취업자수 감소의 대부분이 취약 일자리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기간 취업자수 감소에 대한 비필수,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의 기여율은 각각 106%, 77%, 107% 수준으로 조사됐다. 비필수 일자리의 기여율이 106%라는 것은 예컨대 전체 취업자수가 100명이 감소할 때 비필수 일자리는 6명이 줄고 필수 일자리는 6명이 늘었다는 의미다.
[자료 제공 = 통계청]
오 과장은 "특히 비필수 일자리의 높은 기여율은 국내에서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봉쇄조치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고용회복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고대면접촉·비재택근무 일자리의 고용부진이 이어지면서 산업별·직업별 고용재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별·직업별 특성에 따라 코로나19에 취약한 일자리를 식별한 결과에서는 비필수, 비재택근무, 고대면접촉 일자리는 전체 취업자 대비 각각 42%, 74%, 55%로 나타나 단기적으로 실직위험에 크게 노출되는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은 35%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취업자 3명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는 정부의 봉쇄조치 하에서 작업환경의 제약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또,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고대면접촉·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46%로, 여기에 해당하는 일자리는 고용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