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 밀폐사업장 들어가보니…"악취에 유해가스 숨이 막힐 지경"
입력 2020-08-17 19:20  | 수정 2020-09-10 07:47
【 앵커멘트 】
장마철 각종 수해로 힘든 요즘,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 또 다른 위험이 있습니다.
질식사고가 빈번한 지하 밀폐공간사업장인데, 직접 체험해 보니 더위와 습도로 순식간에 땀이 차고, 유해가스로 인한 악취는 극에 달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과학수사대원들이 쓰레기더미 근처에서 현장 감식을 벌입니다.

지난 6월 대구의 한 재활용업체 맨홀 아래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달 서울 강남의 수도사업소 인근 맨홀에서 역시 작업자 2명이 사망했습니다.

밀폐공간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질식 사고 피해자는 최근 10년간 300여 명이나 되는데, 사망률도 절반 이상으로 일반 사고의 40배가 넘습니다.

특히 장마철 등 여름철에는 밀폐공간 내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지면서 산소결핍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지하 밀폐 사업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높은 온도와 습도로 땀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한 작업실에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악취가 마스크를 넘어 코를 찌르고,

측정기로 재보니 기준농도의 두 배가 넘는 유해가스가 검출돼 경보음까지 울립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외부에서 들어온 찌꺼기를 1차로 걸러주는 곳인데요, 유해가스 농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이렇게 환기팬을 통해 충분히 환기를 시켜줘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들도 있긴 하지만 절차나 수칙 등이 번거롭다 보니 현장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서미경 /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차장
- "(기술) 지도를 다니다 보면 관계자 분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작업 전에 산소농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시고 작업 중에도 지속적으로…. 응급상황 시에는 절대 보호구 착용 없이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정부는 여름철을 맞아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근로자들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숨을 담보로 근무 중입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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