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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그들은 더이상 100패팀이 아니다 [류현진 미리보기]
입력 2020-08-17 16:51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더 나은 내용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지난 세 경기 내셔널리그 팀들을 상대한 류현진, 이번에는 같은 지구 3위 볼티모어 오리올스(12승 9패)를 상대한다.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2승에 도전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류현진) vs 볼티모어 오리올스(알렉스 콥), 캠든야즈, 볼티모어
8월 18일 오전 8시 35분(현지시간 8월 17일 오후 7시 35분)
현지 중계: MASN(볼티모어), 스포츠넷1(토론토)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볼넷 줄이기' 숙제를 남기다
류현진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세일렌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회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더이상 피해를 허용하지 않았다. 4-1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아쉽게도 9회 동점을 허용, 승리투수는 날아갔지만, 팀은 연장 승부 끝에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토론토의 이번 시즌 임시 홈구장 세일렌필드에서 치르는 첫 경기였다.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 연안에 위치한 세일렌필드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우타자에게 당겨치는 타구를 제대로 맞으면 홈런을 허용하기 쉬운 구장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실투라 보기 어려웠던 체인지업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위축되지 않고 더 이상 장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상대 타선을 막았다. 또 다른 적인 바람과 싸워 승리를 거뒀다.
앞선 애틀란타 원정에서 체인지업의 위력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던 류현진은 이번 투구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 패스트볼의 힘을 보여줬다. 그는 "초반에 상대가 변화구를 많이 노리고 있는 거 같아 빠른공쪽으로 살짝 바꿨는데 그게 후반으로 가면서 주효했다"며 전략 수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맨드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직구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좋아지고 있다"며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볼넷을 안주는 경기를 해야할 거 같다. 볼넷을 가장 싫어하기에 볼넷없는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며 볼넷을 줄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20이닝을 던지며 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으로 따지면 4.1개에 해당하다. 지난 시즌 1.2개와 비교하면 훨씬 나쁜 기록이다. 그가 계속해서 '볼넷 줄이기'를 과제로 제시하는 것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볼넷을 줄이기 위해서는 3볼 승부를 줄여야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총 22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이중 다섯 차례 3볼까지 승부를 가져갔다. 이중 두 번의 볼넷을 허용했다. 피홈런도 3-2 카운트에서 나온 것이었다. 볼넷을 줄이기 위해서는 3볼 승부를 줄여야한다.



'도우미'를 잃다
이날 경기를 앞둔 토론토는 7승 1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마이애미,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5연전에서 2승 3패를 기록했다. 좋은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팀의 약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12일 경기에서는 켄 자일스를 대신해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은 배스가 불안감을 노출했다. 하루 뒤 경기에서는 0-8을 11-11로 만드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연장에서 졌다. 홈런 7개를 때리고도 이기지 못했다.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이 대량 실점했고(2 1/3이닝 7실점) 수비도 돕지 못했다.
토론토는 비셋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탬파베이를 상대로는 첫 경기는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이겼지만, 이후 두 경기는 모두 졌다. 16일 경기가 비로 중단되며 17일에 사실상 더블헤더를 치렀는데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17일 마지막 경기는 이겼어야하는 경기였다. 5-4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둔 7회초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허용했는데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어처구니없게도 타구를 잡다가 떨어뜨린뒤 발로 차면서 타구가 엉뚱한 곳으로 굴러가 1루에 있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동점이 됐다. 결국 연장 끝에 졌다. 8회말 반격 기회가 있었지만, 별다른 작전도 써보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누구도 실책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상대는 강팀이다. 우리는 오늘 깔끔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깔끔한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저런 강팀을 이길 수 없다. 거의 다 잡을뻔했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깔끔한 플레이를 해야한다"며 실책없는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속 뛰는 수밖에 없다"며 계속해서 경기를 뛰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부상자도 나오기 시작했다.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이 무릎 인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일단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 '토론토선'은 소식통을 인용, 그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하며 9월 중순까지는 나올 수 없다고 전했다.
비셋은 이번 시즌 타율 0.361 5홈런 13타점으로 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타자다. 지난 류현진 등판 경기에서도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류현진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일단 17일 경기에서는 랜달 그리칙이 2번 타자 자리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날 그리칙처럼 다른 누군가 나서준다면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이상 100패팀이 아니다
이번에 상대할 볼티모어는 약팀으로 낙인이 찍힌 팀이다. 지난 2년간 연거푸 100패를 넘기며 대표적인 약체로 불렸었다. 올해는 다르다. 현재 12승 9패로 지구 선두 경쟁중이다. 1위 뉴욕 양키스에 3게임차로 뒤져 있다. 지금 당장 성적만 놓고 보면 볼티모어가 토론토보다 훨씬 더 강팀이다. 앞서 워싱턴, 필라델피아로 이어진 원정 6연전을 스윕했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3연전에서 1승 2패 기록했지만 마지막 경기는 한 점 차로 졌다.
팀 타율 0.265(아메리칸리그 2위), 출루율 0.331(4위) 장타율 0.467(2위)로 공격력은 리그 상위권이다. 좌완 상대로도 타율 0.299(3위) 출루율 0.366(1위) 장타율 0.583(공동 1위)으로 강하다.
이들은 에이스를 상대할 때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다. 게릿 콜(6 2/3이닝 3실점) 블레이크 스넬(3이닝 3실점) 타일러 글래스노(4 2/3이닝 2실점) 스티븐 스트라스버그(4 1/3이닝 5실점) 잭 윌러(5 2/3이닝 3실점) 제이크 아리에타(4 2/3이닝 4실점) 패트릭 코빈(5이닝 5실점)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에이스들을 괴롭혔다. 전날 경기에서도 맥스 슈어저 상대로 7회까지 10개의 탈삼진을 당했지만, 홈런 3개 포함 5점을 뺏으며 매운맛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한 차례 볼티모어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의 일이다. 4월 21일 열린 원정경기 등판, 6이닝 8피안타 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 기록했다. 7회초 팀이 동점을 만들며 패전은 면했었다. 2회 J.J. 하디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4회 놀란 레이몰드에게 솔로 홈런, 이어 6회에는 피안타 3개와 희생플라이로 다시 2점을 내줬다. 그때 류현진이 상대한 선수 중 지금까지 팀에 남아 있는 선수는 데이비스 한 명이다. 이번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대타로 뛰고 있으며 타율 0.133에 그치고 있다.
세베리노(좌)와 시스코(우)는 볼티모어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들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경계해야 할 타자들은 따로 있다. 챈스 시스코(타율 0.321 OPS 1.094) 페드로 세베리노(0.333, 1.027) 두 포수는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들이다. 시스코는 좌완 상대로 2타수 1안타 기록했는데 그 1안타가 홈런이다. 세베리노도 11타수 3안타 2홈런으로 강하다. 전날 경기 휴식을 취한 유격수 호세 이글레시아스도 타율 0.400 OPS 0.977로 강하다. 레나토 누네즈(0.307, 0.975, 5홈런 13타점) 앤소니 산탄데르(0.271, 0.935, 7홈런 22타점), 리오 루이즈(0.246, 0.912 6홈런 12타점), 핸서 알베르토(0.326, 0.861) 등도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다. 루이즈(11타수 5안타 2홈런) 알베르토(13타수 7안타 1홈런)는 좌완 상대로도 강하다. 아직 적은 샘플이지만, 위력적이다. 이날도 어려운 승부 예상된다.
류현진은 현재 볼티모어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중 데이비스, 이글레시아스, 발라이카와 상대한 경험이 있다. 그중 발라이카에게는 아픈 경험이 있다. LA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 6월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 투런 홈런을 허용했었다. 4이닝 7실점 무너졌던 그 경기다.
※ 류현진 vs 볼티모어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크리스 데이비스 3타수 2피안타 1탈삼진
호세 이글레시아스 5타수 1피안타 1탈삼진
팻 발라이카 6타수 3피안타 1피홈런 3타점 1볼넷
알렉스 콥은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사진= MK스포츠 DB

부활
상대 선발 알렉스 콥(32)은 오리올스와 맺은 4년 5700만 달러 계약의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허리 부상으로 3경기에서 12 1/3이닝 던지는데 그쳤고 성적도 평균자책점 10.95로 나빴다. 팀이 100패를 넘기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했다. 이번 시즌은 조금 다르다. 일단 출발이 좋다.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75(19 2/3이닝 6자책) 3피홈런 8볼넷 17탈삼진 WHIP 1.068을 기록중이다. 네 번의 등판중 세 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했고,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았다. 팀은 그가 나온 네 경기에서 3승 1패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토론토를 상대한 것이 지난 2018년 8월이다. 그를 상대한 타자들이 많지 않다. 그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싱커(44.97%) 스플리터(37.04%) 커브(17.72%)를 주로 구사했으며 포심 패스트볼은 0.26%에 그쳤다. 지난 2013년 싱커 위주 투수로 변신했고 이후 세 가지 구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싱커의 평균 구속은 92.79마일을 기록중이다. 스플리터는 87.33마일, 커브는 81.75마일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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