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탠 파블로브스키 셔터스톡 CEO "디지털 미디어, 광고 아닌 구독에 미래 있어"
입력 2020-08-17 14:24 
셔터스톡의 스탠 파블로브스키 최고경영자(CEO)

"마침 7월 한달간 전 세계 실적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이 아태 지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으로 나오더군요."
사진작가들이 이미지·동영상 등을 올리면 구독자들은 그를 유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플랫폼 회사 셔터스톡. 이 회사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스탠 파블로브스키(사진)는 한국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해 놀라워했다. 그는 매일경제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고객들이) 과거와 달리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셔터스톡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와 영상을 사용하는 구독자뿐 아니라 컨텐츠 제공자(사진작가·영상촬영자 등)의 규모 또한 1만3000여명으로 큰 편이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을 늘리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처럼 디지털 분야에서 앞서 나가있는 나라들이 셔터스톡에 올라온 이미지와 동영상, 음악 등에 대한 관심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커지자 셔터스톡은 최근 한국법인을 만들고 5명 정도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파블로브스키 CEO는 "지금처럼 한국 고객기반이 성장한다면 더 많은 채용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셔터스톡은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이미지와 영상 등을 저작권 문제 없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거대한 자료창고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는 신임 CEO로서 '자료창고' 이상으로 셔터스톡의 비즈니스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그는 "이전까지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이미지·동영상) 라이브러리 였다면 오늘날 우리의 고민은 이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어떻게 특정한 고객의 수요에 맞게 빠르게 특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에 맞는 맞춤형 플랫폼 서비스와 데이터 분석도구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부터 셔터스톡의 제품들이 더 스마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팀원들끼리 공동으로 이미지 작업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인공지능 등을 도입해 협업을 많이 진행하면 할수록 어떤 이미지가 적합한지 미리 찾아서 추천해 주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셔터스톡에 올라온 이미지 관련 데이터를 통해 세상의 관심사가 뭔지를 파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지난 한달간 '가을'과 관련한 셔터스톡 데이터 검색량이 113% 증가했다. '여행' 검색량도 10% 늘었다. 반면 '마스크'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검색량은 각기 26%, 20% 줄어들었다. 이는 그만큼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는 가을 여행 등과 같은 이미지들을 더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이다.
2003년 설립된 셔터스톡은 태생부터 구독 서비스를 지향해 오고 있다. 월 5만원 정도 내면 10개 정도의 이미지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다. 그는 이런 구독 트렌드가 앞으로 미디어 회사들에게 대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번째 이유는 고객들이 온디맨드 형태의 컨텐츠를 어떤 디바이스에서나 볼 수 있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고, 컨텐츠 수요는 놀랍게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이유는 미디어 회사들이 광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대형 플랫폼 회사들이 광고 매출을 대부분 장악하게 됐기 때문이다.
마지막 이유는 고객들의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이다. 맞춤형 광고를 위한 고객 데이터 수집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실제로 최근 트위터가 광고가 아닌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애플은 애플뮤직, 애플tv+ 등을 합한 구독형 컨텐츠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셔터스톡의 컨텐츠 구독모델도 지난 2분기 29%(전년 동기 대비) 늘어났으며, 구독자 매출은 8% 늘어난 6270만달러(약 743억원)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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