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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에 열 받은 황재균, 분노의 홈 질주·몸 사리지 않는 다이빙캐치 [현장스케치]
입력 2020-08-17 06:58 
1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다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1회초 1사 1루에서 KT 1루 주자 황재균이 로하스의 안타 때 득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시작부터 분노의 질주를 펼쳤다. 옆으로 빠져나가는 타구에 몸을 날려 유니폼은 더러워졌다. kt위즈 간판 황재균(33)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황재균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2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안타 하나였지만, 적시타였다. 특히 선취점을 만드는 적극적인 주루와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가 깊은 인상을 남겼고, 팀 승리에 힘이 됐다. 이날 kt는 4-1로 승리했다.
분노(?)가 이날 활약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황재균이 열받았다”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되면서 이 경기부터 무관중으로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황재균이 관중 앞에서 더 잘하는 경향이 있기에 나온 얘기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황재균은 관중이 없는 가운데서도 날아다녔다. 마치 무관중 경기에 따른 분노를 풀려는 듯, 1회초 1루에서부터 홈까지 무서운 질주로 kt에 선취점을 안겼다. 황재균은 1회 무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지만, 1루까지 전력 질주로 병살타를 막았다. 이어 후속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리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홈까지 내달렸다. 홈송구와 경합을 했지만, 황재균이 빨랐다. 분위기를 kt쪽으로 가져오는 홈질주였다.
곧바로 이어진 1회말 수비에서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2사 2루에서 김재환의 타구가 자신의 옆쪽으로 빠져나가자 몸을 던졌고, 타구가 황재균의 몸에 막아 앞에 떨어졌는데, 재빨리 1루로 송구했다. 김재환을 넉넉히 아웃시키는 빠른 송구였다.
추가점이 나와 2-0 상황이 된 2회초에는 1사 1, 3루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는데 일조했다. kt는 2회에만 3점을 추가하며 4-0으로 앞섰다.
이날 kt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선발 소형준이나 3안타 경기를 만든 톱타자 조용호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하지만 초반 황재균의 미친 질주와 수비가 없었더라면, 초반 흐름을 가져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14일 연장 혈투에서 결승타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파울플라이를 건져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던 황재균이었다.
무관중 경기임에도 황재균의 펄펄 날았다. 마치 무관중 경기에 대한 분노를 초반 활약으로 풀어버리는 듯한 황재균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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