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중권 "김원웅 발언은 정치적…지지율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임"
입력 2020-08-16 10:19 
지난 5월 15일 '길 잃은 보수정치'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 출처 = 연합 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승만이 국부라고 광복절에 건국절 데모를 하는 국가주의 변태들과 5·18 광주에서도 불렀던 애국가까지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민족주의 변태들의 싸움, 둘 다 청산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편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논의는 역사학계에 맡겨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특히 전날 '친일파 청산'을 외친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해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으로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는가"라면서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면서 "그런 식의 접근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동체를 통합시키는 게 아니라, 쓸 데 없는 이념논쟁으로 몰아가 공동체를 분열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선엽처럼 친일을 했으나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운 이들, 김원봉처럼 독립운동을 했으나 북한정권의 출범에 도움을 준 이들처럼, 명과 암의 이중규정을 받는 이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진 전 교수는 "이런 애매한 경우에 '보훈'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는 학계와 시민사회의 논의에 맡기고, 법을 만들더라도 그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의회다수의 힘으로 해결할 경우 정권 바뀔 때마다 파묘를 했다가 안장을 했다가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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