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외식비서 싱글은 제외?…짠테크 족도 등돌리는 정책
입력 2020-08-14 15:54 
[매경DB]

"싱글은 혜택을 받지 말라는 소리냐" "코로나 시국에 외식 장려가 맞는 방향이냐"
정부가 14일부터 진행하는 '국민외식비'사업 정책을 놓고 SNS 상에서 많은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로 이용이 줄어든 외식업종을 장려하기 위해 소비 쿠폰 사업을 진행했지만 너무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형평성도 맞지 않아 '생색내기용 정책'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외식비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국민들이 주말에 외식업소에서 카드로 결재하면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대상은 KB국민,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카드 등 9개 카드사다. 주말에 외식업소에서 회당 2만원 이상 사용하면 매 6번째 결제 시마다 1만원을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주말 기준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이며, 공휴일도 포함된다. 기간은 11월 30일까지다. 참여횟수도 제한돼있다. 카드사별로 1일 최대 2회까지, 동일 업소는 1일 1회로 제한된다. 사전에 각 카드사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벤트 참여에 응모만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책의 취지는 '소비 활성화'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일단 대상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전 외식업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할인매장, 백화점, 쇼핑몰 등 입점업체는 제외된다. 또 배달앱을 이용한 온라인 결제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배달앱의 경우 배달원을 통한 현장 결제 시는 인정된다.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일부 간편결제를 이용할 경우도 참여 인정되지 않는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탓에 할인 행사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짠테크족'도 등을 돌릴 만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2만원 이상', '6회 결제'를 해야되기 때문에 최소 12만원의 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만원 이상이라는 기준 때문에 1인 가구는 사실상 제외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싱글은 그냥 받지 말라는 소리"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국에 나가서 밥먹기 꺼려진다" 는 불만도 나온다. 5회 이상 사용해야만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잦은 외출을 유도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예산을 집중호우로 인한 수재민에 대해 살림 복구하는데 써줬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한 국민 외식비용 지원금 33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코로나19로 가정 간편식 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외식이 일상화된 사람에게만 좋은 정책이다"고 말했다. 또 "조건도 어려워 소비자들이 행사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무차별 세금 살포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행사를 기획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관련 행사의 홍보와 마케팅이 아직 미진한 면이 있다"며 "추가적인 마케팅이나 행사 등은 카드사와 협의를 거쳐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