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인 맞아?` 유색인종 해리스 출생논란 불지핀 트럼프
입력 2020-08-14 11:10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발탁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은근한 '출생 음모론' 불지피기에 나섰다. 이른바 '버서리즘(birtherism)' 논란으로, 유색인종인 해리스 의원이 합법적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케냐인'이라고 부르며 오랜 시간 공세를 펼쳤던 것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캠프 고문변호사로부터 그녀가 (부통령 후보) 자격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는 매우 매우 유능한 변호사"라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이 사실인지조차 모르겠다"면서도 "그렇다면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른바 '버서리즘(birtherism)' 논쟁은 과거 오마바 대통령이 유색인종이라는 사실과 관련해 불거졌던 음모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앞장서서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선출직 후보 자격이 없다"고 공격한 바 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도 혼혈 출신의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 러닝메이트로 나서자 동일한 의혹을 적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 등 외신들은 일제히 "카말라 해리스는 1964년 10월 20일에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며 "그녀가 미국에서 태어났으므로 수정헌법 14조 1항(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에 따라 시민권자가 맞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의원의 부친과 모친은 각각 자메이카계 미국인과 인도계 미국인으로, 성인이 된 뒤에야 미국에 건너왔다.
해리스 의원을 둘러싼 시민권 논란은 지난해 말 그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로 활동했을 때에도 불거진 바 있다. 헌법학자인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당시 "사람들이 이렇게 바보같은 주장을 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그녀는 태어났을 때부터 미국 시민이었으며 출마 자격에 대해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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