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이인영 거듭 손내밀었지만…김정은, "그 어떤 외부지원도 안 받겠다"
입력 2020-08-14 10:50  | 수정 2020-08-21 14:07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열고 수해복구와 코로나19 방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두개의 도전과 싸워야 할 난관에 직면해있다"며 피해 심각성을 경고하면서도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우리 정부의 간접적인 수해복구 지원 메시지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가 13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 주재로 열렸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는 △장마로 인한 수해지역 복구 △코로나19 방역사업 강화 △개성시 봉쇄 해제 △ 당 중앙위원회 신설부서 등 조직개편 등에 관한 문제를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방역전을 힘있게 벌리는 것과 함께 예상치 않게 들이닥친 자연재해라는 두개의 도전과 싸워야 할 난관에 직면해있다"며 "두개의 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이례적인 강우량으로 인해 수해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수재민들이 한지에 나앉아 당창건 75돌을 맞이하게 할수는 없다"며 조속한 수재민 지원과 수해복구를 주문했다.
북한은 이번 정치국회의를 통해 홍수로 인한 수해 규모도 공개했다. 통신은 "장마철기간 강원도,황북도,황남도,개성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농작물피해면적은 3만 9296정보(약390제곱킬로미터)이며 살림집 1만6680여세대와 공공건물 630여동이 파괴,침수됐다"고 밝혔다. 또 해당지역 도로와 다리,철길이 끊어지고 발전소가 붕괴되는 등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피해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악성비루스 전파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은 큰물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지원도 허용하지 말며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아걸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올해 들어 강조하고 있는 '자력갱생'으로 수해를 극복하고 당창건 75주년을 성대히 맞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는 동시에 한국 정부의 간접적인 대북지원 메시지에 사실상 거절의사를 밝힌 것이기도 하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수해 지원 계획 여부에 대해 "인도적 사안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게 정부 원칙"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 6일 북한의 황강댐 문단방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접경지역 재난·재해에서부터 작은 협력이 이뤄진다면 이것은 남북 간 큰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 장관은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용 코로나19방역 물자의 반출신청을 다수 승인해주고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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