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평가받는 韓증시 집중투자…전기차·신재생 주목
입력 2020-08-13 17:38  | 수정 2020-08-13 20:56
◆ 레이더 M / 투자 큰손의 팬데믹시대 전략은 ③ ◆
김재동 군인공제회 금융투자부문 부이사장(최고투자책임자·CIO)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찾아온 급락장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거둔 성과가 한국 증권시장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증시가 펀더멘털 한계로 단기간 다소 제한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시장에선 오히려 중장기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는 적기라는 조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출신인 김 부이사장은 2017년부터 CIO를 맡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군인공제회 CIO로는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자산운용 수익률 7.8%를 기록했다.
군인공제회 역시 코로나19 사태에서 새로운 주식 투자 기회 포착에 나섰다. 김 부이사장은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성급한 조정보다는 6개월 이후 시장이 안정됐을 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기 위해 자산별·종목별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최근 국내에서도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언택트 관련주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성장주 수혜 외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 능력으로 안전성도 재조명받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군인공제회는 지난 5월 500억원 규모로 내부 펀드를 설정하고 언택트 관련주에 집중 투자해 15%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해외 주식 투자 분야에서는 미국 성장주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그는 "올해 해외 주식 성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관련 주식과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관련 주식에 집중하는 펀드가 벤치마크를 압도적으로 초과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기술주에 투자하는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 등 펀드를 발굴해 해당 펀드에서 올해에만 5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공급에 따른 상승장세가 이어지며 추가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 부이사장은 급격한 경제 펀더멘털 회복은 어려운 만큼 단기간에 글로벌 증시가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일반적인 전문가들이 실제 경기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주당순이익(EPS)이나 배당이 직전 고점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주가 흐름 역시 다소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에서는 여전히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다. 김 부이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주나 이머징 마켓의 성과가 역대급으로 부진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최근 10년 수익률 면에서 미국 증시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의 수급 여건이 비우호적이고 외국인은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동시에 개인은 매도하는 흐름이 오랜 기간 지속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투자자가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가 선진국 대비 저평가받아 온 것을 해소할 기회로 본다"면서 "코스피 구성 역시 전통 산업 관련 비중이 현저히 낮아진 동시에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도 변동성이 심화된 만큼 '장기투자'와 '분산투자' 등 투자 원칙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부이사장은 "과거 10년간 꾸준한 성장주로 인식되던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 주가는 순식간에 반 토막이 났고, 세계 최대 렌터카 회사는 코로나19 발생 두 달 만에 부도에 직면하며 90%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졌다"며 "개별 기업의 영업환경이 순식간에 되돌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최근 시가총액이 3위까지 성장한 LG화학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LG화학은 성장산업의 글로벌 1, 2위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2년 넘게 주가가 30만원 선을 벗어나지 못하다 최근에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통산업 관련 업체 중에서도 보유 부동산이나 현금 대비 시총이 너무 낮은 회사가 많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에 불과한 등 밸류에이션 지표 등을 봤을 때 언젠가 재평가받을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이는 회사도 많다"고 덧붙였다.
일반 투자자가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체투자 자산인 리츠주 투자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그는 "상업용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하는 리츠주는 상당히 거품이 빠졌다고 본다"며 "다만 이들과 함께 도매금으로 저평가받은 우량 리츠는 투자 기회가 다시 열리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1조5779억원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투자자산 비중은 66.8%다. 올해 목표 수익률은 5%다.
▶▶ He is…
△1962년 부산 출생 △진주고,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로체스터대 MBA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군인공제회 증권운용본부장 △2017년~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CIO)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