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견건설사 한양, 코스피 `노크`
입력 2020-08-13 17:38  | 수정 2020-08-13 23:25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으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 한양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건축 사업 일변도의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신사업으로는 태양광·바이오매스 등 에너지 부문을 점찍어 뒀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한양은 최근 내부적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상장 대표 주간사로 선정했다. 조만간 두 회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실무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양은 내부적으로 이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한양은 국내 증권사 6곳의 제안서만 검토한 뒤 주간사단을 선정했다"며 "별도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없이 입찰 절차를 밟은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1973년 설립된 한양은 업계를 대표하는 중견 건설사로 한양대학교재단 산하 건설사(한양산업개발)와는 무관하다. 보성그룹이 지난 2003년 한양 경영권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랐다. 현재 보성의 지분율은 86%다. 한양은 대중들에게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와 브랜드 '수자인'의 시공사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32위를 차지했다. 이는 두산(25위)과 쌍용(28위), 서희(33위), 중흥(35위) 등 중견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양이 상장에 나선 것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수 년 전부터 건축 사업 위주의 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2018년 전체 매출에서 건축부문의 비중은 73.7%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48.5%까지 낮아졌다. 토목(19.5%)과 플랜트(29.4%) 등으로 사업구조가 다각화된 덕분이었다. 한양은 에너지 분야에서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초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으며, 광양만 황금산업단지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도 착공할 예정이다.

전년도 기준 한양의 매출액은 9383억원, 영업이익은 1464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직전 해와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626억원에서 877억원으로 약 1.4배 늘어났다.
건설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할 땐 주가순자산비율(PBR)이란 지표를 활용하는 편이다. 건물, 토지 등 유형자산을 활용해 매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상위 건설사의 PBR은 0.5배 안팎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한양의 자본총계는 5417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PBR 0.5~0.8배를 적용해 한양의 몸값을 3000억~45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 중 영업이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향후 성장 밑그림도 일찌감치 확보해서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시공능력 평가 순위 상위업체들의 PBR이 낮은 수준인 점이 변수"라며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납득할만한 성장 방안을 제시하느냐가 공모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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