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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엠비언스 팝` 루시, 페퍼톤스 이을 청량밴드 탄생 "밴드 음악 장벽 낮추고파"
입력 2020-08-13 16:0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밴드 LUCY(루시)가 그들만의 독보적인 '색채감' 있는 음악으로 밴드 음악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13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루시 새 미니앨범 ‘PANORAMA(파노라마)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루시는 JTBC ‘슈퍼밴드 준우승을 차지한 팀. 이날 신예찬은 "저희가 '슈퍼밴드'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벌써 1년 전 이야기인데 그게 끝이 아니라 루시를 시작으로 다시 뭉쳤다"며 "지금 이런 순간들이 모두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루시는 여타 밴드와 달리 리드기타 대신 바이올린 주자가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바이올린 담당 신예찬은 "보통 밴드와 다르게 리드기타 대신 바이올린이 있으면 많은 소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을 수 있는 것 같다. 폭넓게 우리만의 음색을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상엽은 "해외에는 바이올린 있는 팀이 가끔 있다. 국내에서는 우리가 독보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열정적인 연주로 유튜브 상 큰 화제를 모은 데 대해 신예찬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을 하려고 하는데, 내가 가진 게 열정이었다"면서 "팔에 힘을 실어 연주하고 있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드러머가 보컬이라는 점도 루시만의 독특한 파트 배분이다. 이에 대해 신광일은 "원래는 베이스 치며 보컬 하는 사람이었는데 '슈퍼밴드'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가기 위해 드럼을 쳤다. 연습 하니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할 때 드럼 치며 보컬 하는 게 어렵다 보니, 연습할 때 모든 노래를 부르면서 드럼을 친다"고 말했다.
신광일에 대해 신예찬은 "모든 악기를 조금만 배워도 수준급으로 한다. 작곡도 잘 하고 있다. 사기 캐릭터 라고 말했다.
이날 루시는 서로에 대해 시종일관 훈훈한 멘트로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이들은 작업 스타일에 대해 신예찬은 "프로듀서 원상이가 큰 틀을 잡으면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내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상은 "혼자 결정을 잘 못 해서 멤버들에게 많이 조언을 구한다"고 말했다.
조원상은 "상엽이형이 가사 작업을 할 때 많이 도와준다. 나는 직설적인 화법을 많이 쓰고, 상엽이형은 시적인, 은유적인 표현을 좋아한다"면서 "그런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최상엽은 "원상이가 대략적인 큰 틀을 잡아주면 아이디어를 막 던져준다. 그러면 채택이 되어 사용된다"고 말했다.
멤버 최상엽은 루시에 뒤늦게 합류한 멤버. 그는 "작년 '슈퍼밴드' 끝난 뒤 연말 TOP3 콘서트부터 합류했다. 뒤늦게 합류했는데, 멤버들이 워낙 기반을 잘 잡아놨다. 맨몸으로 들어가도 좋은 성 같으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신예찬은 "상엽이가 뒤늦게 들어오는거라 힘들었을텐데 활발하게 적응을 잘 해줬다. 목소리 자체도 유니크하고 청량해서 루시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조원상은 "보컬이 없을 당시 굉장히 열심히 찾고 있었는데, 상엽이형을 보자마자 '내가 찾던 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아니면 루시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신광일 역시 "내가 보컬이다보니, 내가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형이 완벽하게 채워주기 때문에 너무 좋다"고 말했다.
최상엽은 "광일이의 보컬이 굉장히 안정적이고 감미롭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앨범은 타이틀곡 '조깅'을 포함해 ‘수박깨러가, ‘Straight Line(스트레이트 라인), ‘Missing Call(미싱 콜), ‘충분히, ‘Flare 등 총 6곡으로 이뤄져 있다. 루시는 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전곡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조원상은 "각 시간마다 장르도 다르게 곡을 써봤ㄷ. 재즈 스타일부터 락 느낌, 팝 느낌도 있고 트로피칼 느낌도 있다. 지금까지 다른 장르를 해도 다 루시 색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조깅은 통통 튀는 청량한 멜로디 라인과 제목처럼 빠르게 달려 나가는 템포가 특징. 경쟁하듯 뛰기만 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속도감에 맞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가사를 얹었다.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 가장 '루시 같은 분위기의 곡'이라는 게 이들의 자평. 뮤직비디오 촬영 에피소드에 대해 최상엽은 "촬영 당일 날씨가 굉장히 더웠는데, 제목 따라 간다고 더운 날씨에 엄청나게 달리기 했다. 여담으로 다음 타이틀은 '낮잠'으로 만들자고도 했다"고 너스레 떨었다. 이어 "장마철이었는데 다행히 그날따라 날이 좋아 예쁘게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퍼밴드' 심사위원이자 현 소속사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의 반응은 어땠을까. 조원상은 "가사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윤PD님이 여행하고 계신 상황을 아예 생각하지 않고 쓴 건 아니었는데, 그 마음이 전해졌다면 굉장히 감사하다. 그런데 '가사가 너희보다 형인 사람이 쓴 것 같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루시가 지향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최상엽은 "루시가 지향하는 음악은 독특하고 유니크한 색의 음악이다. 단순히 밴드라는 이름으로 정의된다기보다 루시라는 장르 자체를 개척하고 싶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루시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조원상은 "'슈퍼밴드' 때부터 우리의 정체성이 '엠비언스 팝'으로 표현됐었다. 주변의 백색소음 등을 잘 활용해서 음악 만들어서 그런 수식어가 있었는데, 어떤 공간과 시간의 분위기 자체를 음악에 잘 담아놓는 것이 우리의 음악 만들 때의 목표이기 때문에 엠비언스 팝이라 지칭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인 4색 목표도 전했다. 조원상은 "큰 꿈도 있고 작은 꿈도 있지만, 항상 원하는 것은 우리가 나이가 좀 있지만 영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활동적인 아이돌 느낌도 가지고 가면서도 음악적인 밴드의 느낌을 같이 가져가고 싶다.그 다리를 잇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예찬은 "우리만의 색을 찾고 싶다. 우리가 가진 색은 청량함이라 생각한다. 많은 노래를 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우리 음악은 파란색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종류의 파란색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신광일은 "감사히도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오고 있다. 이 시국이 지나 기회가 된다면 꼭 해외에서, 남미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밴드 음악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조원상은 "요즘 나오는 타 밴드들이 너무 다 멋있는 음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원위를 좋아하고, 데이식스도 좋아한다. 그런 밴드들이 이제는 완전 밴드면 락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모두 다 깨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도 그런 데 동참해서 밴드 음악의 허들을 낮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루시의 포부에 대해 쇼케이스 사회자로 나선 소란 고영배는 "나 역시 전통적인 의미의 밴드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은 한 명으로서, 더 반가운 느낌이었다. 특히 '조깅' 같은 경우 마치 맨 처음 페퍼톤스를 만났을 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루시처럼 인기도 많은데 타협하지 않고 본인만의 음악을 하는 팀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그래서 루시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덕담을 전했다.
루시는 이날 오후 6시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미니앨범 ‘PANORAMA(파노라마)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psyon@mk.co.kr
사진제공|미스틱스토리[ⓒ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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