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늘수록 자살위험 낮아져
입력 2020-08-13 14:42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이후 상담 등 관리 서비스를 받을수록 자살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지난해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이하 응급실 사후관리사업)은 자살시도자에 대한 적시 치료와 체계적인 사후관리 서비스(상담·지역사회 연계 등)를 제공해 자살 재시도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2013년 25개소에서 출발해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의 63개 병원이 사업수행기관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65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참여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2만1545명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자살 시도자는 여성이 1만2899명(59.9%)으로 남성 8646명(40.1%)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23%)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자살 시도와 관련해 응답자 1만6458명 중 7365명(44.8%)이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향후 자살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2679명 가운데 6개월 내 자살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22명(4.7%)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 동기는 '정신장애 증상'(34.6%)이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19.9%), '말다툼'(10.9%), '경제적 문제'(8.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신체적 질병' 때문에 비관 자살을 시도한 비율(70대 26%·80대 이상 29.7%)이 정신장애 증상(70대 32.2%·80대 이상 30.3%) 다음으로 높았다.
자살 시도자의 절반가량(50.4%)은 음주 상태였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87.8%)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연령이 높을수록 계획적 자살 시도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 방법은 '약물 음독'(50.1%), '둔기·예기'(18.9%), '농약 음독'(8.4%)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특히 '약물 음독' 비율(58%)이 다른 유형에 비해 크게 높았다.
여성의 경우 자살을 시도해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에 응답한 비율(36.8%)이 높았던 반면 남성은 '정말 죽으려고 했으며 그럴 만한 방법을 선택했다'에 응답한 비율(38.2%)이 높게 나타났다.
사후관리 서비스 동의자 1만1740명 중 서비스를 4회 이상 받은 7078명(60.3%)을 대상으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서비스를 진행할수록 전반적 자살위험도가 낮아지고 알코올 사용 문제나 우울감도 호전돼 자살 생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있는 경우는 사후관리 초기 25.7%(1818명)였지만 서비스 4회 진행 시 15.2%(1074명)로 10.5%포인트 감소했다.
서일환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시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20~30배 높다"며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위급한 경우 본인 동의 전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