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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에너지, 영암 월출산과 단두대 매치 승리 [시니어바둑리그]
입력 2020-08-13 07:40 
KH에너지 서봉수 9단은 1700승을 달성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8월12일 오전 10시 벌어진 5라운드 3경기는 4전 전패를 당하고 있는 7, 8위 팀의 대결이었다. 1위를 다투고 있는 선두권 팀들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꼴찌 탈출을 위한 팀들의 경쟁 역시 그 못지않게 치열하다. 총 14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정규 시즌은 장기 레이스인 만큼 초반에 부진했다고 벌써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1승을 못하고 있는 팀들은 자연스럽게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KH에너지는 주장 서봉수가 있는 만큼 뒤에서 한 명만 백업을 해주면 상승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는 팀이다. 그런데, 4라운드까지 서봉수가 1승 3패로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팀 성적이 좋을 수가 없다.
한편 영암 월출산은 1~3지명의 실력이 고른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얘기는 1지명 차민수가 1지명에서는 상대적으로 조금 약하고, 2지명 장수영은 중간 정도, 3지명 오규철은 3지명 중에서 조금 강하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런데, 주장 차민수가 이길 바둑도 몇 번 지고, 장수영도 현재 1승에 그치고 있으며, 오규철만 제 몫을 하는 정도다. 게다가 장수영가 이겼을 때 마침 오규철이 역전패를 당해 아직 팀에 1승이 없다.
대국이 개시되자 양 팀 모두 관심을 보인 바둑은 2국이다. 1국은 서봉수의 우세, 3국은 오규철의 우세를 예상했고, 실제 바둑도 그렇게 흘러갔다. 2국은 양 대국자 모두 스스로 승부판이라고 직감했음인지 다른 바둑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됐다.
주장전은 차민수의 속기에 서봉수도 같이 속기로 대응하면서 가장 먼저 끝났다. 바둑은 초반 포석에서 서봉수가 우세를 잡은 뒤에 조금씩 차이를 벌렸고, 이후 중반부터는 안전 운행으로 형세 유지에 전념해서 그대로 마무리, 5집반의 차이로 승리했다.
서봉수는 이 바둑의 승리로 개인 통산 1700승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조훈현, 이창호 9단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기록이다.
3지명 대국에서는 오규철이 70수가 되기 전에 이미 인공지능 형세판단으로 승률 95% 우세를 확립했다. 그런데, 1국이 끝난 직후 170수가 됐을 즈음 오규철이 지나치게 안전운행하다가 역전을 허용했다. 역전 당한 직후에도 오규철은 인지하지 못한 듯 편하게 뒀다. 그러다가 형세판단을 해본 뒤에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감을 파악하고 뒤늦게 강하게 버텼으나 이때는 이미 승부수를 띄울 때가 없었다. 결국 노영하가 3집반 차이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사전 예상과 달리 두 판이 끝났을 때 KH에너지의 승리가 확정됐다. 그리고, 형세가 오락가락하던 2국도 3국이 끝났을 때는 조대현이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이후 조심스럽게 바둑을 마무리짓고 승리했다.
결국 KH에너지가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KH에너지는 그 동안 팀의 총 개인승수가 2승에 불과했는데, 이 날 하루에만 앞선 4경기보다 많은 3승을 거둔 것이다.
8월 13일 5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스타 영천과 부천 판타지아가 만난다. 현재 2승 2패로 5, 6위에 올라 있는 양 팀의 대결에서 이긴 팀은 상위권으로, 진 팀은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중요한 일전이다.
2020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3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 3위 1500만 원, 4위 1000만 원이다. 또 포스트시즌 상금 이외에 매 대국마다 승자 7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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