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규제 강화했지만…주택대출 7월에도 4조 늘었다
입력 2020-08-12 17:47  | 수정 2020-08-12 23:17
◆ 부동산시장 대혼란 ◆
정부와 여당이 집값을 잡겠다며 잇달아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늘려 주택 매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부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대형 규제를 쏟아낼 때마다 오히려 가계대출은 늘었다. 12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7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37조원으로 전월보다 7조6000억원 늘었다.
7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며, 6월(8조2000억원)에 이어 또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4월(4조9000억원)과 5월(5조원)보다도 증가 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7월 들어 3조9524억원 늘었는데, 6월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4월 4조9000억원, 5월 3조9000억원, 6월 5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주택자금 수요가 반영된 영향으로 3조7000억원 늘어 6월(3조1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더 확대됐다. 기타대출에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다.
주택자금 통로가 주택담보대출에서 기타대출까지 확대된 것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주택자금은 주로 주택담보대출로 확보하고, 기타대출은 생활비나 주식 공모 등을 위한 신용대출 또는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7월에는 대출 성격이 달라졌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소폭 완화됐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주택자금 수요로 크게 늘어났다"며 "최근 수도권 분양 물량이 늘었고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자금 목적의 자금 대출도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6월 이후 주택매매가 늘었기 때문에 대출 증가세가 8월에도 꺾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6·17 대책 이전 아파트 거래가 활발했던 영향으로 8월까지 계속 자금 수요가 늘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7월 가계대출 증가를 두고 정부가 아무리 "집값을 잡겠다"고 큰소리 쳐도 시장은 여전히 "그럼 더 오를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모양새가 되풀이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송민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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