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매매 업소 운영자보다 돈 대준 '물주' 더 엄하게 처벌 판결
입력 2020-08-12 09:02  | 수정 2020-08-19 09:04

유사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사람보다 업소를 차리는 데 필요한 돈을 댄 사람을 더 엄하게 처벌하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28살 A씨는 23살 B(씨와 대구시내에서 원룸을 빌려 일명 '키스방'으로 불리는 유사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기로 모의했습니다.

A씨는 자금을 대고 B씨는 여종업원 관리, 손님 모집 등을 책임지는 등 업소를 직접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수익금 50%는 A씨가 갖고 나머지는 B씨와 다른 일당 등이 나누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원룸 2곳을 빌린 뒤 10대 2명 등 성매매 여성 4명을 고용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1월까지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유사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B씨 부탁으로 단순히 돈을 빌려준 채권자일 뿐 키스방 운영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에 넘겨지고 나서야 B씨와 공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여종업원 고용·관리를 B씨가 전담했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이 포함된 것을 몰랐던 만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수사기관 적발을 전후해 A씨와 B씨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씨에게 더 큰 책임을 물었습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정일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 성매매알선 방지 프로그램 이수, 5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또 B씨에게는 징역 3년 6월에 추징금 16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 성매매알선 방지 프로그램 이수, 5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성 정체성 및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여자 청소년을 경제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아 성매매를 알선해 엄벌할 필요가 있지만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범행으로 얻은 이익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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