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ITC 판결문 두고 메디톡스 "균주도용 입증" vs 대웅 "억지 주장"
입력 2020-08-10 20:38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혐의가 입증됐다."(메디톡스)
"메디톡스의 주장은 편향과 왜곡의 극치다."(대웅제약)
보톡스 회사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개한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예비판결문에 대해 10일 "과학적 증거로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혐의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대웅제약이 ITC 판결문 공개 직후 "편향과 왜곡의 극치"라며 "구체적 증거 없이 추론에 기반을 둔 결론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것과 정반대되는 입장이다.
이날 메디톡스는 "ITC는 양측이 제출한 모든 증거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봤다"며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를 토양에서 발견했고 제조공정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ITC는 두 회사가 제출한 방대한 자료와 관련자의 증언, 전문가들의 균주 DNA 분석 결과를 상세히 제시한다"며 "ITC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메디톡스 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영업비밀 도용을 추론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터무니없음이 밝혀졌다"고 했다.
ITC는 지난달 6일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예비 판결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날 ITC가 공개한 결정문은 영문으로 274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보툴리눔 균주는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원료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생산 공정을 훔쳐 갔다고 보지만 대웅제약은 국내 마굿간에서 균주를 발견,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해왔다.
대웅제약은 이날 메디톡스가 낸 보도자료에 대해 "미국 ITC의 오판을 그대로 인용한 번역본에 불과하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ITC 행정판사의 판단은 입증되지 않은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편향적인 결론일 뿐"이라며 "두 회사의 균주 및 공정의 실질적인 차이와 유전자 분석의 한계 등 과학적 사실은 외면한 억지 주장"이라고 했다. 미국 ITC의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에 나온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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