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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프레임 4.0] 버핏도 변했다…코카콜라에서 애플로
입력 2020-08-10 17:41  | 수정 2020-08-10 19:28
'버핏도 큰 실패를 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면서 워런 버핏이 은행주와 항공주를 팔았으나 미국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이번에는 정말 버핏이 틀렸다고들 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버핏의 판단력까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필자가 판단할 때 역시 버핏은 그 누구보다 현명한 투자자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정보기술(IT) 산업에 평생 투자하지 않았던 버핏의 애플에 대한 강한 애정이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 확대를 지속해 2020년 1분기 기준 지분율 5.6%로 3대 주주가 됐으며,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분기 기준 36%로 확대됐다. 버핏의 주식투자 중 애플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또 버핏은 올 2월 미국 경제전문 채널인 CNBC와 인터뷰하면서 애플에 대해 "아마도 내가 알고 있는 사업 중 가장 좋은 사업일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애플과 애플의 플랫폼에 대해 높은 평가와 장기 투자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2020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로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애플은 최근 발표한 분기실적에서 매출액과 이익을 시장 전망치 대비 무려 14%와 25%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해 코로나19 사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1 모델의 판매량이 양호하게 유지되면서 선방했다.

물론 애플의 주가 상승률은 버핏이 투자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1일부터 2020년 8월 3일까지 무려 314%에 달했으며(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18% 상승),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5900억달러에서 1조9000억달러로 상승해 세계 1위의 주식 시가총액을 갖춘 기업이 됐다. 다시 한번 현명한 투자가, 버핏은 시장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고, 4차 산업에 대한 분명한 판단을 가르쳐주었다.
또 2019년 1분기 실적 공시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아마존닷컴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버핏은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생활 속에 파고들어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내수 소비재 1등 기업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것은 이제 전통적 소비재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현재 새로 시작되고 있는 4차 산업 1등 기업들 역시 소비자의 일상으로 들어와 있다.
버핏의 변심은 시장의 거대한 변화를 상징한다. 그의 선택이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장기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4차 산업혁명 선도 기업을 눈여겨보자.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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