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뜨니 전환사채 수익 쏠쏠하네
입력 2020-08-10 17:32  | 수정 2020-08-10 22:19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주식 관련 사채(메자닌 채권)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해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증시 상승으로 채권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보다 주식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메자닌 채권의 주식전환 청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메자닌 채권의 전환 권리 행사 건수는 358건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342%,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459% 급증했다. 메자닌 채권을 주식으로 바꾼 규모 역시 올 들어 최대다. 지난달 채권에서 주식으로 전환된 규모는 5170억원으로 지난 3월 대비 642%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메자닌 채권 발행사의 주가가 오르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를수록 전환에 따른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와 전환권 청구 규모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전환권 청구가 늘어나는 것은 메자닌 채권 발행사와 투자자 양쪽에게 모두 이득이다. 투자자는 전환권 행사에 따른 수익을 누릴 수 있고, 발행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돼 재무구조가 건전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 메자닌 전문 사모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환권 행사가 이뤄지면서 재무구조가 건전해진 상장사는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게 한결 쉬워지는 측면도 있다"며 "주가가 오르면서 메자닌 발행사가 운용사에 전환권 행사를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환으로 인해 신규 주식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가를 압박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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