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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00 갈까…증권사 6곳 전망치 속속 높여
입력 2020-08-10 17:32  | 수정 2020-08-10 21:20
넘치는 유동성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대거 몰려들자 증권사들의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도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작년 말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발표할 때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변수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지수 전망에도 당연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증권사들의 코스피 예상치 상단은 2250~2500 정도였다.
이후 1월 코로나19가 발발했고, 이것이 전 세계적 유행으로 치달으면서 3월 코스피는 1400대까지 떨어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악재였다.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면서 전망치가 하향 조정돼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기조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장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갈 곳 잃은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큰 집단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 소위 '개미'들이 증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코스피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3월 팬데믹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코스피는 8월 들어 연중 최고점을 뚫는 등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0일에는 2400을 넘보는 2386.38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1.48% 상승했다.
이에 증권사들도 전망치를 속속 조정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말 코스피 밴드 상단을 2370으로 내다봤지만 10일 2480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고서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보다 높은 2500까지로 봤다. 대신증권도 2450이던 상단 지수를 2480으로 높였다.
상당수 증권사가 작년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전망치를 높여놓은 셈이다. 결국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금융시장을 마비시켰지만 오히려 풍부해진 유동성과 초저금리로 인한 개인자금 유입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코스피 전망치를 높이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피의 이례적 상승을 이끈 개인투자자들은 3월 11조원이 넘는 금액을 코스피에서 사들인 후 4월 3조8124억원, 5월 3조7835억원, 6월 3조8144억원을 매수하며 꾸준히 3조원대를 순매수해 왔고, 7월에는 지수가 고공 행진하면서 차익 실현을 해 2조2389억원으로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강한 순매수 경향을 보였다. 8월 들어 10일까지 개인은 2조3000억원 넘는 금액을 코스피에서 사들이며 여전히 코스피의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이 7월 한 달을 제외하면 막대한 금액을 코스피에서 팔아치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개인이 주도한 2020년 증시였고, 현재 상승세도 개인에 의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8월 들어 2300 선을 돌파할 때도 외국인은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개인은 순매수해 주식시장을 끌어올렸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와이즈에프엔 등에 따르면 작년 말 25조원이던 고객예탁금은 8월 7일 현재 48조원을 돌파해 5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갈 준비를 마친 돈이 작년 코로나19 전보다 급증한 것이다. 1999년 정보기술(IT) 버블 당시 고객예탁금은 저점 대비 5배까지 증가하다가 멈췄는데, 현재 2배 수준인 예탁금이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주당순이익을 주가로 나눈 '어닝일드'에서 국채금리를 뺀 '일드갭'은 계속 내려가고 있는데, 이는 위험선호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험선호도 상승은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연말 미국 대선 등 정책 변수가 많다는 신중론도 있다. NH투자증권은 2300대로 내다봤던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단기 고점 상태로 보고 있고, 향후 정책 변수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조정이 한 번은 올 것으로 본다"면서 "2300대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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