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보법 위반 1호 판사' 이흥구 부장판사, 새 대법관 후보 선정
입력 2020-08-10 13:31  | 수정 2020-08-17 14:04

다음달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사법연수원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대법원은 오늘(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신임 대법 후보 중에서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아들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 부장판사는 인사청문회를 하게 됩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이 부장판사와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 등 3명을 새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는 물론 지역 법조 사회에서도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재학 시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이하 깃발 사건)에 연루된 그는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고무찬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고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2005년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깃발 사건 수사 당시 민추위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이며 당시 관련자들의 자백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제청·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후보자는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20여년간 주로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에서 판사를 지냈습니다.

그는 한국전쟁 때 사형당한 마산지역 국민 보도 연맹원 유족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는 보도 연맹원들에게 대규모로 사형을 선고한 판결에 재심을 결정한 첫 사례였습니다.

부산지법과 대구고법에서 재직할 때 지방변호사회에서 선정하는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는 등 법정에서 당사자를 배려하는 진행으로 신뢰를 얻기도 했다고 대법원은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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