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밀레니얼의 눈물…"대학 졸업땐 금융위기, 이젠 코로나로 실직"
입력 2020-08-10 11:35  | 수정 2020-08-10 13:34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로 그 어떤 세대보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기획 보도를 통해 "코로나19발 경제 타격이 2008년 금융위기로부터 미처 회복하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특히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후로 대학을 졸업해 사회초년생이 된 세대다. WSJ는 당시 취약한 입지를 가지고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이들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차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제 봉쇄령, 주택 대피령으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 또한 레저, 접객 등 젊은 인력이 주를 이룬 분야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의 실업률은 X세대(1965~1980년 출생)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밀레니얼 세대가 전세대와 비교했을 때 동일나이 기준 적은 자산을 갖고 있으며 이들 중 4분의 1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월 '미국 역사상 가장 불운한 세대'라는 제목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지난 3~4월간 입은 피해를 수치화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고용은 16% 감소해 X세대(12%)나 베이비붐 세대(13%)보다 빨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이런 타격들이) 상징적이지만은 않다"며 "20대 중반에서 40대 직전에 이르기까지 노동 최전성기에 있던 이들을 불경기가 휩쓸어버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더 적은 소득, 더 적은 부를 비롯해 자가 마련 등이 미뤄지면서 평생동안 이런 경제적 상처들을 안고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세대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회복가능성' 또한 가장 희박해보이는 세대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07-2017년 사이 밀레니얼 세대의 수입감소 폭(13%)은 베이비붐 세대(7%)와 X세대(9%)보다 심각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오기 전부터 밀레니얼 세대 6명 중 1명은 400달러(약 48만원)의 긴급자금 마련조차 힘들어 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에 WP는 "밀레니엄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재정적 쿠션이 훨씬 적다"며 "역사상 가장 많은 교육을 받은 세대임에도 취업시장에서 나이가 더 많은 다른 세대보다 뒤처져있다"고 꼬집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미국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사상 최저 혼인율과 출산율을 기록한데 일조한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노동부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제시 로스타인 UC 버클리대 교수는 이런 현상을 두고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이 어딘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발판 마련에 힘겨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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