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찬석, 검사장들에게 "잘못된 것에 목소리 내야" 연일 호소
입력 2020-08-10 11:14 

문찬석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승진한 고검장·지검장에게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 7일 단행된 추미애 법무부장관(62·14기)의 검찰 인사가 편향적이고, '채널A 부적절 취재 의혹' 수사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10일 오전 문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전국 고지검장님들에게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또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해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검사장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60·23기)과 대립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8·23기)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검장 등은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지휘를 거부해 논란이 있었다. 전날 문 지검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지검장을 검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에 올린 사직인사 글에선 앞서 발표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평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난 직후 사의를 표했다.

한편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6·30기) 9일 자신의 SNS에 문 지검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임 부장검사는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 확신한 검사는 딱 3명이 있었다. 부산지검과 법무부에서 같이 근무했던 문찬석·한동훈·이원석 선배"라고 했다. 이어 이들을 지칭하며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나"라고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내 성폭력 무마 의혹 사건에 문 지검장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문 지검장이) 2015년 남부지검 공보 담당자로 대놓고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 마음을 접었다"했다. 또 "김모 부장, 진모 검사의 성폭력을 어떻게 덮을 수 있는지, 왜 당신은 2015년 5월 공연히 국민들을 속였는지 꼭 좀 물어봐 달라"고 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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