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찬석 또 秋 저격 "정치가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염려된다"
입력 2020-08-10 10:57  | 수정 2020-08-17 11:07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 발표 이후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10일 재차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렸다. 문 지검장은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며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검사장은 지난 8일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도 이번 인사를 단행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채널A 사건을 수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휘하 수사팀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문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전국 고·지검장님들께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고지검장님들 영전을 축하드린다. 특히 금번 검사장 승진하신 분들 축하드린다. 고검장으로, 지검장으로 근무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검사로서 큰 영예이지요. 그 만큼 국민들로부터 부여된 책임감 또한 막중할 것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저는 오늘 출근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납니다. 이 어려운 때에 저 먼저 떠나게 돼 미안 합니다"라면서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고지검장 1~2년 더 근무하고 안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지검장은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우리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검사장들이 검사 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사장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눈치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 한 두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습니까"라면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윤석열)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소리 들어가며 살아 온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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