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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의 바람 “그저 다음에도 오늘처럼 잘 던졌으면…”
입력 2020-08-10 05:00 
이승호는 9일 KBO리그 고척 LG전에서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4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기까지 이승호(21·키움)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소감도 겸손했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반성과 ‘다짐을 했다.
이승호는 9일 KBO리그 고척 LG전의 승리 주역이었다. 7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키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LG와 고척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 1패)로 마친 키움은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결과적으로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했던 타일러 윌슨(6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 1자책)과는 비교가 안 되게 이승호는 안정적이었다.
유일한 실점이었던 5회초 피홈런도 이형종의 타격이 돋보였다. 141km 속구는 낮았다. 실투가 아니었다. 이승호는 홈런을 맞았으나 아쉽진 않다. (가운데로) 몰린 공이 아니었다. 타자가 잘 친 거다. (내 공을 떠난 뒤의 플레이는) 어쩔 수가 없다”라고 덤덤하게 얘기했다.
‘쌍둥이 킬러. 이승호는 LG를 상대로 유난히 강했다. LG전에 여덟 차례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이날 투구는 ‘시즌 베스트였다.
LG만 만나면 자신감이 넘칠 것 같으나 이승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전에 잘 던졌다고 오늘도 잘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LG전이라고) 특별히 자신 있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음의 짐이 있다. 올해 ‘롤러코스터를 탄 이승호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7.83(5월)-1.86(6월)-16.20(7월)-1.50(8월)으로 기복이 심했다. 홀수 달에 패배, 짝수 달에 승리를 거둔 것도 특이하다.

공교롭게 이승호가 부진했던 7월에 키움은 11승 13패로 곤두박질을 쳤다. 국내 선발투수의 부진이 원인 중 하나였다. 이승호는 그 손가락질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진짜 마음고생이 심했다. (7월에) 5이닝도 못 던지고 강판했다. 불펜 투수에 부담을 줘 미안했다”며 기복이 심한 이유를 나부터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힘이 떨어졌던 시기에 체력을 비축할 시간이 많았다. 그 관리 덕분에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호투는 행운이 따랐으며 동료의 수비 도움이 컸다고 설명한 이승호다. 포수 이지영의 리드대로 던진 게 전부라고 굳이 자신의 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탈삼진을 7개나 잡은 건 그만큼 이승호의 구위와 제구가 좋았다는 방증이다. 손혁 감독도 이승호의 체인지업을 호평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1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63경기가 남았다. 이승호의 목표는 특별하지 않다. 다음 경기에도 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잘 던지고 싶다”는 이승호의 바람은 간절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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