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암댐 실종자 가족 "춘천시가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 지시"
입력 2020-08-07 17:38  | 수정 2020-08-14 18:04

"소양강댐 문을 열었는데 왜 일을 시켜요?"
"수초섬 고정작업을 처음에는 업체 직원들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춘천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3척 전복사고의 발단이 된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두고 실종자 가족들이 소양강댐이 방류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에 나서게 된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춘천시 관계자로부터 온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을 근거로 춘천시의 압박에 떠밀려 고정 작업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춘천시는 기간제 근로자들이 먼저 작업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7일) 오전 경강교 인근 긴급구조본부에서 이재수 시장과 만나 수초섬 고정 작업 배경에 춘천시의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그제(5일) 춘천시 관계자가 보내온 '3시부터 소양댐 방류하오니 인공 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와 어제(6일) 오전 8시쯤 2통의 착신 통화 기록을 근거로 춘천시가 사실상 작업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충북 진천에 사는 실종자가 아무런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춘천까지 가서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할 리가 없다는 점도 작업 배경에 춘천시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했습니다.

이 밖에도 실종자 가족들은 "CCTV 확인한 것 맞냐", "말단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냐", "소양댐이 방류하면 작업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춘천시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수 시장은 "기간제 근로자 이동 시간과 담당 공무원 경찰 신고 시간, (담당 공무원이) 경찰선에 동승한 것으로 볼 때 수초섬 고정작업을 처음에는 업체 직원들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담당 공무원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알고 현장에 나갔는지, 담당 공무원이 기간제 근로자에게 지원 요청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시장은 "사태의 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해 실종자를 찾고, 유명을 달리하신 분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며 "경찰 수사 등에 성심껏 임해 한 치의 의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꾸려 사고 현장 목격자와 춘천시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기간제 근로자들이 수초섬 고정작업에 나서게 된 경위와 선박 전복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사고 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작업에 나섰으며, 화면이 흐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질 선명화 작업을 의뢰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를 명확히 규명하고, 사고 책임이 있는 관계자는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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