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베이루트 대폭발 `질산암모늄` 부산항에도 2000t 있다
입력 2020-08-06 11:32  | 수정 2020-08-20 12:37

5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 2000t이 부산항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양은 베이루트항에 보관된 질산암모늄 2750t과 맞먹는 규모여서 부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6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부산항 9개 부두에 2160t 가량의 질산암모늄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베이루트 사고 이후 위험물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수치다.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 성분으로 많이 사용돼 농업 혁명의 핵심이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고온이나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위험하다. 질산암모늄으로 인한 대형 폭발 사고는 과거에도 여러 건 있었다. 1947년 미국 텍사스시티 항구에서 질산암모늄을 실은 선박에 불이 붙으며 연쇄 폭발이 일어나 6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부산해수청에 따르면 부산항에 있는 질산암모늄은 위험물안전관리법 등에 따라 '위험물 옥외저장소'에서 관리되고 있다. 위험 물질은 화재와 폭발 위험성을 고려해 주변에 선박과 건물 등이 없는 장소에 보관된다. 또 관련법에 따라 옥외저장소 인근에 관리 책임을 지는 안전관리사가 상주하며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레바논 사고 이후 7가지 폭발사고 위험 물질과 관련한 부산항 보관 용량 등을 조사해 특별 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안전하게 보관 중이라 폭발 위험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부산항 인근에 사는 최 모 씨(43)는 "부산항도 베이루트항처럼 시내와 가까워 만에 하나 폭발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클 것"이라며 "어떻게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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