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곱버스` 탄 개미들…상승랠리에 물렸다
입력 2020-08-06 10:21  | 수정 2020-08-07 10:37

'곱버스'로 불리는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를 대거 사들인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상승랠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주가가 이미 고점이라는 판단에 하락장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1.89포인트(1.4%) 오른 2311.8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8거래일 중 1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외국인이 적극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의 주식(장내) 순매수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개인도 같은 기간 4162억원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1조 9344억원 순매도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가 개인 순매수 2위 종목에 올랐다는 것이다. 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달 27일과 그 전 거래일인 24일 총 2거래일 동안에는 곱버스가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시작하기 직전에 개미들이 곱버스를 대거 매수한 것이다. 이 기간 곱버스를 매수해 매도 시기를 놓친 개인 투자자들이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곱버스를 팔아 치웠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곱버스는 외국인 순매도 종목 11위에 올랐고, 기관 순매도 종목 3위에 올라 개인의 매수 패턴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곱버스와 같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증시 방향성에 따라 수익를 낼 수 있다. 기초 지수의 '보유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일 등락률'의 배수·역배수를 추적하도록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승장에서는 2배로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코스피200지수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선물 롤오버 비용 등으로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번달 증시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단기적으로 상승장에 무게를 뒀다.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2150~2360선을 제시했다. 코스피가 10년 저항선인 2200선을 돌파했고, 이달에도 실적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제와 증시는 여전히 괴리감이 크지 않고, 데이터상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는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이는 증시가 호재에 더 민감할 것이며, 조정이 있더라도 큰 폭락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교보증권은 이달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 등이 겹치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질 경우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결과를 보였다"며 "그 원인은 유동성 확대의 배경이 되는 매크로 환경이 경기침체와 더욱 가까워져 펀더멘탈 모멘텀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주식시장의 추세적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유동성 증가가 감소되는 전환 시그널이 확인될 때"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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