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양파 40%, 배추 36% 급등…길어지는 장마에 채소값 16%올라
입력 2020-08-04 12:24  | 수정 2020-08-04 13:39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전국적으로 장마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난달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지갑이 가벼워지고 있지만 밥상물가는 뛰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3% 상승했다. 작년에 줄곧 1%를 밑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대로 올라섰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한 4월에 다시 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어 5월엔 마이너스(-0.3%), 6월에는 보합(0.0%)을 나타내다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6.4% 상승했다. 특히 채소류가 전년 동월 대비 16.3%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는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며 식자재 가격이 뛰었던 지난 3월의 상승폭(16.2%)을 웃돌았다. 배추(35.7%), 고구마(37.0%), 양파(39.9%), 상추(35.9%)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그 결과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등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1년 전보다 8.4% 오르며 2018년 11월(10.5%)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장마가 길어지면서 채소류 출하가 지장을 받아 지난달 가격이 상승했다"며 "지난해 7월에는 채소류 작황이 좋아 당시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도 지난달 채소류 가격 상승의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축산물은 9.5%, 수산물은 5.2% 각각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영향인데, 특히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돼지고기(14.3%) 국산쇠고기(9.8%) 물가가 올랐다.
반면 공업 제품은 0.4% 하락했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10.2% 내려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국제 유가가 4월에 저점을 찍은 뒤 상승 전환했으나 석유류 가격은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수도·가스도 4.5% 떨어져 전체 물가를 0.16%포인트 끌어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7월에 석유류 가격과 연동되는 도시가스 가격이 함께 내린 영향이다.
[양연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