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에서 주목받는 만성방광염 한방치료
입력 2020-08-03 13:31 

약 30년동안 방광과 전립선 질환을 중점적으로 치료해온 국내 한의사가 저술한 책이 일본에서 대형 출판사에 의해 출간 및 시판되어 화제다.
일본은 한의학이나 중의학과 같은 체계적인 전통의학이 없지만 현대의학의 고정틀에서 벗어나 동서의학에 관용·개방적인데, 일본 출판사가 고령화로 급증하는 만성방광염의 한방치료에 주목한 것이다. 한의 개원가는 한방치료가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중한의원 손기정 한의학 박사(원장)로, 한방치료의 정수를 담은 '난치성 방광염 한방으로 완치한다'라는 책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된 것. 일본어판 책 이름은 '만성방광염 한방의학으로 치료한다'로, 일본 대형 출판사 '산세이도의 소에이샤'에서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손기정 박사의 책이 일본어판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일본인 여성이 업무상 한국을 방문을 했다가 지인 소개로 일중한의원을 찾아왔다. 일본인 여성은 그녀가 어릴적부터 몸이 매우 허약했고, 고질적인 통증을 앓고 있다며 치료를 부탁해왔다. 치료 후 허약했던 몸과 고질적인 통증이 완화되고 좋아지면서 일본인 여성은 우리나라의 한방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손기정 박사로부터 선물받았던 저서(한국어로 출판된 저서)를 읽고 나서는 일본에서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출판을 추진했다.

손기정 박사는 "그 동안 입소문을 통해 찾아와 치료를 받았던 일본인 환자들이 많았다. 그중 한 분이신 일본인 여성 환자분께서 출판을 위해 발벗고 나서 주셔서 더욱 뜻 깊었다. 일본 출판사는 자사의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책에 있어서 매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움을 주신 일본 환자분께서 아마도 한국의 한의학 관련 책자가 한방(韓方)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처음 소개되지 않았나 말씀하시며, 더불어 일본 환자에게도 한국의 일중한의원이 개발한 한약의 한방의학을 통해 만성방광염 환자가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는 인사를 전해주셨고, 이 말씀을 들으며 더 없이 감사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여성에게 방광염이 많은 이유 등과 같이 방광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내용부터 시작해 관련 질환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만성방광염, 간질성 방광염, 과민성방광 등 다양한 방광 질환별 증상과 원인을 비롯해 각각에 대한 양방과 한방의 치료법, 일중한의원의 독자적인 치료법도 상세히 나와 있다.
책 후반부에는 실제 환자들의 치료 사례와 후기들도 담겨 있어 오랜 기간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자신의 사례와 비교해 도움을 얻고 완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손기정 한의학박사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의전'을 근거로 필요한 약재들을 정교하게 배합한, 독자적인 방광염 치료 처방인 '축뇨탕'을 만들었으며, 다양한 연구 논문도 발표해 오고 있다. 특히 2012년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실린 '간질성 방광염 환자 25례에 대한 임상적 고찰'이란 논문으로 방광염 치료에 대한 한방치료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논문에서는 간질성 방광염으로 진단받고 한의원에 내원한 여성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축뇨탕을 위주로 한 한방치료를 통해 환자 모두에게서 매우 유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여성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약 53.3세였으며, 간질성 방광염을 앓아 온 기간은 평균 5년 9개월이였다.
손기정 박사는 "간질성방광염, 과민성방광 등의 난치성 방광질환은 단순 세균감염의 문제가 아닌 방광 및 이와 관련된 내부 기관의 기능 손상과 면역력 저하에 원인이 크다"며 "오랜 기간 연구와 치료 사례들을 바탕으로 개인별 환자의 상태와 방광 질환의 특성을 고려한 후 이에 맞는 최적화된 한약을 처방하고, 침, 뜸, 부항과 같은 보조 치료를 병행한 것이 높은 치료율을 보이는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도 하루 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던 방광염 환자들이 긴 시간의 고통과 절망에서 벗어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치료에 대한 희열과 보람을 가졌다"며 "일본 환자들에게도 상태에 따른 적절한 한방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된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