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언택트 모두 담는다…`통합형 펀드`의 부상
입력 2020-08-02 17:30  | 수정 2020-08-02 20:53
공모펀드 시장에 코로나19발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운용사별로 '언택트' 펀드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출시된 언택트 펀드는 공통적으로 정보통신(IT), 헬스케어·바이오, 2차전지, 전자상거래 기업 등 섹터별 경계를 뛰어넘는 종목 선정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언택트 펀드 출시가 줄을 이으면서 특정 섹터 종목으로만 구성된 펀드 중심 시장에서 이른바 '통섭형' 펀드로 공모펀드 시장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이후 운용사별로 언택트를 테마로 삼은 펀드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3월 키움자산운용이 키움글로벌구독경제펀드를 내놨고, 5월에는 신한BNPP코리아신경제펀드, KB미국대표성장주펀드, 삼성언택트코리아펀드, 미래에셋글로벌넥스트노멀펀드가 출시됐다. 6월과 7월에는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 KB글로벌자이언트플랫폼펀드가 선보였다. 일부는 기존 펀드를 리모델링해 언택트 펀드로 재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언택트코리아펀드와 신한BNPP코리아신경제펀드는 국내 언택트 관련주에 집중하는 펀드다. 이 밖에 키움글로벌구독경제펀드, KB미국대표성장주펀드, 한화글로벌언택트펀드, KB글로벌자이언트플랫폼펀드는 글로벌 주식에 두루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펀드 공통점은 특정 섹터에 구애받지 않고 IT, 바이오·헬스케어, 전기차,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전기차(2차전지), 헬스케어 등 특정 섹터 성장성에 집중하는 펀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언택트 관련 기업이 여러 섹터에 걸쳐 포진해 있어 펀드 투자 대상 종목의 산업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나타나면서 그간 지속돼오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이 같은 현상에 집중한 금융상품이 언택트 펀드로, 성장주 가운데 언택트 관련 사업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성장주 펀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언택트 펀드 투자 시 주의할 점도 성장주 투자와 유사하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주가 조정이 찾아올 때 타격이 유독 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언택트 테마로 묶이는 종목 주가가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서 단기간 급속도로 오르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태다. 송 연구위원은 "언택트 관련주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만, 언택트와 관련된 매출이 아직까지 유의미한 상태가 아닌 사례도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택트라는 이름값을 못 하는 펀드도 가려내 투자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언택트 관련 종목을 편입한다고 해놓고 막상 포트폴리오를 보면 단순 대형주에 치중한 펀드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입하고자 하는 언택트 펀드의 세부적 운용 방향을 미리 체크하고 가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펀드가 출시된 지 반년이 채 안된 신규 펀드라는 점도 숙지해야 한다. 투자에 참고할 만한 펀드 성과가 확보되지 않아 운용 역량을 판단할 단서가 적다는 것 역시 단점이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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