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의점 배달 더 빨라진다…`걸어서 배송` 서비스 도입
입력 2020-08-02 13:10 

최근 편의점들이 배달앱 업체와 손잡고 오토바이를 이용한 1시간 내 근거리 배송을 선보인데 이어 이제는 더 가까운 거리에서 배달원이 걸어서 각종 먹거리를 배달하는 '도보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 소비자는 전보다 상대적으로 더 빨리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자신이 잘 아는 동네에선 직접 배달원으로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도보 배달 전문업체인 엠지플레잉과 업무제휴를 맺고 이달중 서울 지역 500여 CU매장에서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엠지플레잉은 현재 SPC그룹 파리바게트 등의 배송을 맡고 있다.
기존에 배달앱을 통해 이뤄지는 배달 서비스는 배송 업체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통해 상품을 배송했다. 배달 가능한 지역은 매장 반경 1.5㎞다. 도보 배송 서비스는 배송 반경이 1㎞로 이보다 작다. '요기요'를 통해 특정 매장에 주문이 접수되면 1㎞ 내 주문은 도보 배달 인력에 우선 배정되고 만약 주변에 배달 가능한 배달원이 없으면 오토바이 배송 업체로 넘어간다.
최소 구매 금액(1만원)과 배달 가능 시간대(오전 11시~밤 11시), 배달 이용료(3000원)는 기존 오토바이 배송과 같다. 하지만 주말이나 출·퇴근시간 같은 피크타임이면 종종 지연되는 오토바이 배달과 달리 교통체증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짧은 거리를 전담하는 만큼 배달시간은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토바이 배달은 1시간 내외로 이뤄지는데, 도보 배송은 가까운 거리일 경우 20~30분이면 가능하다.

만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배송에 참여하는 '부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주목된다. 출·퇴근시간이나 주말에 일반인도 '배달 알바'로 활동하는 쿠팡플렉스, 배민커넥터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현재 엠지플라잉의 도보 배달원은 전국 1만명 수준인데, 이중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소일거리로 배달원 일을 하는 이들이 많다.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본사인 GS리테일은 아예 자체 플랫폼까지 만들어 본격적으로 도보 배달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6월 특허청에 자체 배달서비스명인 '우리동네 딜리버리'와 그 줄임말인 '우딜'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본격 출범에 맞춰 임시로 공개된 '우딜' 배달원 모집용 홈페이지에는 '바이크도, 킥보드도 필요없는 자유로운 배달 플랫폼'을 내세워 '가까운 우리동네 안에서 편의점, 슈퍼마켓 상품이나 식품들을 배달'하는 서비스임을 명시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오는 17일 배달원이 배달 업무를 배정받을 수 있는 안드로이드용 앱을 내놓고 31일부터 서울 강남·강서·관악구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우선 자사 편의점과 슈퍼마켓에 도보 배달을 적용하고, 향후 다른 제휴사에도 수수료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도보로 이뤄지는 근거리 배송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외식업계다. 지난해 파리바게트에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SPC그룹은 이후 소비자 반응이 좋자 현재 파스쿠찌와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로도 확대하고 적용 매장도 서울 등 수도권 2400여곳으로 늘렸다.
편의점들까지 도보배달을 도입하면 이 서비스는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음식을 중심으로 한 근거리 배달시장은 이미 지난해 2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untact) 소비 확산으로 더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를 뒷받침할 전업 배달기사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서다. 다만 기본적인 교육만 받고 배달에 투입되는 만큼 배달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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