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PK서 드러난 김경수 위상…"잠시 고초 겪지만 가을에 좋은 진실 밝혀질 것"
입력 2020-08-02 08:03  | 수정 2020-08-09 08:07

지난 1일 부산·울산·경남(PK)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각 후보들에게 '구애'를 가장 많이 받은 대상은 김경수 경남지사다. 당내에선 PK가 친노·친문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이 계파의 유일한 '잠룡'인 김 지사의 위상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연설회에선 김 지사가 참석했다. 대부분 후보들은 김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거나, 그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는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을 올해 도정 3대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김부겸 후보는 향후 당대표가 되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낙연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기반이 될 광역철도망 구축을 지원하고, 경남의 스마트 공장 확대를 돕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김 지사 메가시티에 민주당의 힘을 보태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폐쇄한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더 적극적으로 김 지사와의 관계를 내세웠다.
소병훈 후보는 "당의 자산인 김 지사가 잠시 고초를 겪고 있는 올해 가을 좋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국민 모두가 아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댓글사건'으로 항소심이 진행중인 김 지사가 1심과 달리 향후 무죄를 선고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종민 후보는 앞서 일부 후보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와 관련돼 경남에 지원한 사실들을 언급하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혹시 경남을 위해 할 일 없나요?"라고 김 지사에게 물었고, 좌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면 바로바로 앞장서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김종민 후보는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법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친문'인데 마음과 달리 법사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에 도울 수 있는 사안이 거의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원욱 후보는 "사랑스런 아우 김 지사를 이틀 전 만났다"며 "20대 국회에서 제가 신재생에너지포럼 대표를 맡을 때 김 지사 (의원 신분일 때) 연구위원으로 함께 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게 문재인 정부 그린뉴딜로 발전했다"면서 "김 지사와 함께 경남을 대변하는 최고위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염태영 후보는 합동연설회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김 지사와 만나 '지방-수도권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엔 "완전한 경남을 만들고 있는 김 지사"라고 치켜세웠다. 또 노웅래 후보는 "우리당 자산 김 지사", 신동근 후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는 김 지사"라고 언급했다.
보통 연설회가 진행되는 지역의 지자체장이나 소속 의원들에 대해 의례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지만 이날 김 지사에 대한 언급은 일반적인 모습과 달랐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는 이번 전당대회가 과거와 달리 현장연설 등보다는 온라인을 통해서 주로 진행되면서 인지도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당대표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부족한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의 주류인 '친문' 성향 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핵심인 김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창원 =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