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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첫 시즌, 욕심 버린 이정용 “앞으로 야구 할 날 많잖아요” [MK人]
입력 2020-08-02 05:02 
LG트윈스 투수 이정용은 1일 잠실 한화이글스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KBO리그 5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정용(24·LG)은 마냥 기쁘지 않은 표정이었다. 김윤식(20)이 챙겨야 할 ‘데뷔 첫 승을 자신이 가져간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컸다.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진 않다. (김)윤식이가 더 고생했는데 내가 얻어걸린 것뿐이다. 윤식이가 다시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정용의 첫 승 소감이다. 4이닝 무실점 후 5회에 무너지고 첫 승 기회를 놓쳐 상심이 컸을 김윤식을 걱정했다.
그렇지만 이정용은 승리투수로서 ‘대우를 받아야 했다. 1일 잠실 한화전에서 7-4의 5회 1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최진행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며 2점 차로 쫓기게 됐으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최재훈을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 하주석을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6회말에도 1사 후 노수광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용규와 정은원을 차례로 아웃시켰다. 류중일 LG 감독은 위기에 등판한 이정용이 정말 잘 막았다”라며 흡족해했다.
5개의 아웃 카운트 중 3개가 삼진 아웃이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평균자책점은 2.70으로 하락했다.
이정용은 그래도 1점을 내준 걸 아쉬워했다. 그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첫 타자를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용했는데 사인이 맞지 않았다. 이것도 다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겠다. 다음엔 준비를 더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경력잉 있으나 ‘2년차 투수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1차 지명을 받아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전념하느라 1군 데뷔가 늦었다. 팀 내부적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금까진 쌍둥이 군단의 요통을 치료할 구세주다. 한편으로는 ‘경험이 없는 투수를 강하게 키우는 LG 벤치다.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정용이다. 그는 딱히 부담되는 건 아니다. 당연히 자기 밥그릇을 잘 챙겨야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은가. 조금은 더 긴장해야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다들 그의 이름을 잠시 잊었다. 재활은 고통의 시간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이겨낸 이정용이다.
그는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수술 후) 공을 던질 수 있었으나 (실전에 뛰기까지) 또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조언도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정용은 올해 1군 무대에 데뷔한 데다 첫 홀드, 첫 승리까지 기록했다. 그가 앞으로 걸어갈 때마다 새 역사를 쓰게 될 터다. 분명한 건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않는다. 천천히 나아갈 따름이다.
이정용은 만족하지 않는다. 지금은 준비하는 과정이다”며 그렇지만 (개인 성적을 놓고) 괜히 욕심을 냈다가 몸이 나빠질 수 있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다. 일단 올핸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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