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독 긴 올해 장마 왜?…비 그치면 찜통더위
입력 2020-07-29 19:31  | 수정 2020-07-29 19:42
【 앵커멘트 】
6월 말부터 시작된 올해 장마가 벌써 한 달이 넘게 이어졌는데요.
대체 왜 이렇게 길고 비가 많이 내린건지 기상청 출입하는 이현재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현재 기자. 예년에 비해서 장마가 정말 길어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일단 왜 장마가 생기는지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부터 올라옵니다.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머물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서 비를 뿌리는 현상가 바로 장마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공기를 위로 밀어올리는 기간이 곧 장마기간인 것이죠.



【 질문1-1 】
그렇죠. 그럼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공기를 잘 밀어내지 못했다는 거잖아요. 왜죠?

【 기자 】
올해 들어 북극해의 얼음이 많이 녹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5월 북극해 얼음 모습을 보면 표시된 부분이 많이 녹았습니다.

얼음이 녹았다는건 그만큼 그 지역이 따뜻하다는 의미죠.

따뜻해진 북극 쪽 공기가 러시아 등 북쪽 대륙에 있던 찬 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밀어냈습니다.

원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찬 공기를 쭉 밀고 올라가면서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내야 하는데,

북쪽에 따뜻한 공기대가 형성이 돼 있으니 찬 공기가 오도가고 못하고 사이에 끼어 버리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속도가 느려져 장마가 길어지게 된 겁니다.


【 질문1-2 】
최근 부산 등 남부지방에 비가 집중된 것도 이 현상 때문이겠네요?

【 기자 】
맞습니다.

장마전선이 움직이질 못하니 그 지역에 비가 계속 쏟아진거죠.


【 질문2 】
장마가 길어진 이유는 이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장마를 보면 물폭탄이라고 부를 만큼 강수량이 많았잖아요? 왜죠?

【 기자 】
그건 이상기후 때문에 동남아 등 남쪽 지역 바다 온도가 오른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바다 온도가 높으면 아무래도 물이 더 많이 증발되겠죠.

그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들어가면서 비구름이 물을 더 많이 머금고 우리나라로 왔으니 비의 양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원도 강릉을 보면 평년 강수량이 365mm 정도인데 올해는 600mm가 넘었고요.

비 피해가 가장 큰 부산의 평년 강수량은 524mm지만 폭우가 내린 지역은 무려 975mm가 온 곳도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유형도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갑자기 많은 비가 확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의 형태를 많이 보였는데요.

비가 오는 순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장마가 끝날 때까진 늘 우산을 챙기는 등 비에 대한 대비를 항상 하셔야겠습니다.


【 질문3 】
이번 장마 피해가 전국적으로 이만저만이 아니죠.
그런데 침수 같은 피해 말고도 농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장마와 이상기온 현상이 함께 일어나면서 발생한 일입니다.

보통 7월 중순이면 논에서 벼가 한창 자라야 할 시기잖아요.

물도 많이 필요하고 날씨도 더워야 합니다.

그런데 장마가 계속되면서 해가 도통 나질 않는데다 경북 지역에선 최저 기온이 17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도 생겼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당연히 벼가 잘 자랄 수 없어 농민들의 미간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질문4 】
그렇군요. 그럼 이번 장마는 대체 언제 끝나나요?

【 기자 】
지역에 따라 다른데요.

제주도는 오늘(29일)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남부지방은 내일(30일)까지는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 예보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 경 / 기상청 예보분석관
- "충청남부와 전라도에는 폭이 좁고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겠습니다. 때문에 시간당 50~80mm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됩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은 좀 더 기다려야하는데요.

이번 주말까지는 비가 오다가 다음 달 3일쯤 끝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질문5 】
길었던 장마가 이제 슬슬 끝이 보이곤 있군요.
그럼 장마가 끝난 뒤 날씨는 어떤가요?

【 기자 】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으면서 찜통더위가 찾아옵니다.

덥고 습한 바로 그 우리나라 여름 날씨죠.

폭염일수는 20~25일, 열대야는 12~17일정도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사상 최악의 더위였던 제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는 작년보단 더 더울 것으로 보입니다.


【 클로징 】
유독 길었던 장마의 끝이 보이곤 있지만 내일도 폭우가 쏟아지는 지역이 있어 아직 긴장을 늦추긴 어렵습니다.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수재민들에 대한 대책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현재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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