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네이버의 질주…이번엔 대출도 내놓는다
입력 2020-07-28 17:30  | 수정 2020-07-28 19:56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올 하반기 중소 상공인(SME)을 위한 최저 금리 연 4%대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으며 금융업 진출을 한층 본격화한다. 네이버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단골 고객 비중과 평판 등 비금융 정보로 신용등급을 매긴 뒤 제휴사인 캐피털사를 통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신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로 분류돼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운 중소 상공인을 위해 한도 높은 사업자 대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적용해 오프라인 매장이 없고 매출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중 67%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2030세대다. 사업 초기에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긴 어렵다. 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으려면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연간 매출액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업한 지 1년도 안 되는 온라인 사업자들은 돈을 빌릴 길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권에서 소외된 중소 상공인과 청년층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강점인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CSS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단골 고객은 몇 명인지, 주문 즉시 상품을 배송하는지, 구매 고객 리뷰는 긍정적인지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사업자 신용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 ACSS를 적용하면 기존 CB사 기준 10만명이었던 신용등급 1등급 인원이 18만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SME 대출'은 네이버파이낸셜이 ACSS를 적용해 사업자 신용등급을 매기면 제휴 금융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돈을 빌려주는 구조다. 대출금리는 은행권 수준이며 신용등급 1~3등급 기준 연 4%대로 예상된다. 대출 한도는 최대 수천만 원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사업자 대출 한도는 적어도 한 달 매출 정도가 될 것"이라며 "사업 성장 속도와 매출 규모에 따라 한도와 금리를 다르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와 한도 조회도 네이버에서 1분이면 가능하다. 최 대표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시작으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많은 가맹점으로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출 모집인이 한 금융사의 대출 상품만 취급하는 '일사 전속주의' 규제가 풀리면 미래에셋캐피탈 외에도 여러 금융사와 제휴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또 하반기 중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에게 결제대금을 빨리 지급하는 '빠른 정산' 서비스도 선보인다. 현재는 결제 뒤 사업자가 직접 계좌로 돈을 받을 때까지 평균 9.4일 걸리지만 이 기간을 평균 5.4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문제가 생길 만한 사업자를 미리 걸러 사업자가 배송만 마치면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직접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지 않는 것이 기존 금융사들과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회사가 여신회사를 만든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 목표는 SME고 이를 위해선 금융사와 제휴해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대석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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