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명 사망' 부산 지하차도 참사 유족들 "부산시 실망…소송하겠다"
입력 2020-07-28 15:20  | 수정 2020-08-04 16:04

최근 집중호우 때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 갇혔다가 숨진 3명의 유족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만나 면담했지만 실망감을 표시하며 소송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유족들은 참사 이후 25∼26일 장례를 치른 후 어제(27일) 오전 부산시청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부산시 책임자인 변 권한대행을 만나 시 입장과 대책 등을 들으려 했지만, 권한대행을 만나는 시스템이 없다는 공무원 말을 듣고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유족의 딱한 사정이 담긴 언론 보도가 나간 뒤에야 부산시는 뒤늦게 같은 날 오후 유족들과 만났습니다.


유족들은 변 권한대행과 실·국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지만 또 한 번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유족은 "부산시 책임자가 하는 말은 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뻔한 말이었다"며 "자체 조사는커녕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는 말뿐이었다"고 했습니다.

면담 자리에서 다른 유족은 "현 정부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했는데 정작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고 현장만 보고 올라갔고 시장 권한대행은 장례식도 찾지 않았다"고 말하자 변 권한대행을 비롯한 시 관계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대 사망자 유족은 "세월호 사고 이후 세상이 좀 바뀐 줄 알았는데 유족들 가슴을 멍들게 하는 건 여전한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는 면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해져 있다. 유족분들이 소송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유족 측이 전했습니다.

50대 사망자 유족은 "일각에서는 한 번 더 부산시와 대화해보라고 하지만 만나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하차도 침수 사고 사망자 3명의 유족은 각자 또는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부산시와 동구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한 유족은 "구청이 통제하고 소방, 경찰이 제때 구조만 했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다린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거 같고 법적 절차대로 대응하겠다"고 소송 이유를 말했습니다.

폭우에 잠긴 초량 제1지하차도에 갇혔다가 3명이 숨진 이번 사고는 지하차도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기상 특보 발효 전 감시원 배치, 통제 등 일련의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경찰은 지자체 담당 공무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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