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지하차도 갇혀 숨진 3명 '인재'... 경찰, 지자체 과실치사 혐의 검토
입력 2020-07-26 14:02  | 수정 2020-08-02 14:04

23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부산에서 시간당 80㎜ 폭우로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혔던 3명이 숨진 참사는 공무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생긴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은 해당 지자체 공무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폭우 시 지하차도 침수로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지난해 2월 침수 우려가 있는 전국 145개 지하차도를 위험도에 따라 통제하는 지침을 시행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자체에 하달했습니다.

부산에는 호우주의보만 발표돼도 통제하는 2등급 지하차도 3곳(삼락생태공원 지하차도)과 3등급 지하차도 29곳이 있습니다.


사고가 난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는 호우경보가 발표되면 지자체가 통제하는 위험 3등급 도로에 해당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지난해 행안부가 관련 지침을 담은 공문을 하달했는데도 모르거나 따르지 않았습니다.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동구는 행안부 지침에 따라 침수 우려 지하차도 매뉴얼까지 만들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오후 8시 호우경보 발효 이후 부산의 침수 우려 2·3등급 지하차도 중 한 곳도 사전에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가 발표한 23일 오후 11시 기준 호우특보 대처상황 보고서를 보면 첫 도로 통제는 호우특보 1시간 뒤인 오후 9시 5분 북구 덕천배수장∼화명생태공원 입구의 지하차도와 인근 도로를 통제한 것인데, 이마저도 경찰이 자체 판단으로 통제한 것이었습니다.

침수 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길이 100m 이상인 초량 제1·초량 제2·우장춘로·대남·구서·당감·문현·내성 지하차도 등도 전혀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지자체가 행안부 지침에 따라 지하차도만 통제했어도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배수펌프 정상 작동 여부 등 3명이 숨진 지하차도 침수 원인 등을 내사하는 경찰은 해당 지자체의 침수 우려 지하차도 매뉴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담당 공무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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