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연히 들려온 노래 한곡에 아너소사이어티 된 사연
입력 2020-07-26 10:18 

대구에서 16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탄생을 앞두고 그 주인공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의 상징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한 회원들은 저마다의 애절한 사연들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는 한다.
오는 28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실 특수코팅 전문기업 세아섬유 배은숙 대표(사진)의 사연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싸늘해진 기부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사랑 나눔소식이라 더욱더 반갑게 들린다.
배 대표의 선친은 1968년 5월, 원사에 특수 코팅을 입히는 SIZING 기술로 회사를 설립했다. 중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맨주먹으로 회사를 일으킨 그는 불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나눔을 실천해왔다. 이에 배 대표도 선친의 유지를 잇기 위해 아너소사어티 가입을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린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선친은 사업을 하면서 주변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사무실 책상에는 항상 보육원 아이들이 보내온 감사 편지가 쌓여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언젠가 아버지처럼 나눔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는 것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시나브로 회사 업무에 부대끼면서 나눔과 봉사의 마음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고 배 대표는 회고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노래 한 곡을 듣게 된다. 조지 벤슨(George Benson)의 'The greatest love of all'이란 노래였다. 배 대표는 "'난 믿어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란 걸'이란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제 해묵은 숙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오는 28일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것과는 별개로 본인이 직접 캐릭터를 만든 99.9% 항균기능을 가진 '세수니마스크' 1만장(시중가 6000만원 상당)도 함께 기증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후원받은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 편지를 고이 간직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앞으로 세아섬유가 존재하는 한 누구든 경영을 맡은 대표는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사랑의 열매와의 인연을 맺어준 에스케이덱스타일 정현분 대표(아너소사이어티 88호)와 또 다른 나눔의 삶을 살게 해준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해 만든 것으로 5년동안 1억원 이상의 성금을 기부하거나 약정하는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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