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주체사상 포기 공개선언했나" 이인영 "온당치 않은 질문" 청문회 난타전
입력 2020-07-23 11:25  | 수정 2020-07-30 11:37

"주체사상 신봉자 아니라고 공개선언한 적 있나"(태영호 의원)
청문회장에서 온당하지 않은 질문"(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2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해 여야간 뜨거운 설전이 펼쳐졌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 전부터 제기된 이 후보의 대북관을 문제 삼았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며 서로에게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지역구에서 선거를 해보니 제일 처음으로 네거티브를 받았던 게 '태영호 빨갱이'라는 말이었는데, 이 후보자도 살면서 이러한 말(빨갱이)을 들어봤나"라고 운을 뗐다. 이에 이 후보자는 "들어봤다"며 "정권에서 공개적으로 종북 세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태 의원은 "자신의 삶과 이 후보의 생애를 비교해봤는데 제목을 '태영호, 이인영 두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 삶에 대해'라고 지어봤다"라며 "북한에서는 전대협이 김일성 상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잘못 알았던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또 태 의원은 "제가 처음에 북한에서 남한에 왔을 때 사상 전향 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저는 공개적으로 첫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며 "이 후보는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다 혹은 신봉자가 아니라고 공개 선언을 한 바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상 전향은 태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왔을 때 해당되고,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아무리 의원님이 저한테 청문위원으로서 물어본다고 해도 그건 온당하지 않은 질의내용이며, 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직도 태 의원이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태 의원의 질의 이후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영호 외통위 여당 간사는 "방금 태 의원이 질문한 내용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도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이인영 후보자와 같은 청년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이기 때문에 이런 천박한 사상 검증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굉장히 유감스럽다"라고 발언했다. 송영길 외통위원장 역시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4번에 걸친 '국민 앞에 국가 이익에 우선할 것'을 선언을 한 헌법 기관이었다는 것을 인식해달라"고 중재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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