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에 장맛비 속 병해충 비상…강원도엔 '칼라병' 피해 속출
입력 2020-07-23 09:41  | 수정 2020-07-30 10:04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농촌 들녘에 병해충 비상이 걸렸습니다. 포근한 겨울을 난 후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이 이어지면서 병균과 해충이 급속도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배수로를 깊이 파 습해를 예방하고 예방 약제를 제때 뿌려주지 않았다가는 올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한숨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철원·인제에서는 '칼라병'으로 불리는 토마토 반점 위조 바이러스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겨울과 이른 더위에 매개충인 꽃노랑채벌레 개체 수가 많아지면서 토마토·고추 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진 것입니다.

이 지역 농가의 4.6%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제의 한 농민은 "작년부터 피해가 늘기 시작했는데, 올해에도 대규모 감염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애를 태웠습니다.

내륙보다 10여일 일찍 시작된 장마가 40일 넘게 이어지는 제주에서는 감귤 병해충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노지 감귤의 궤양병 발생률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4.9% 증가했고, 작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귤굴나방마저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 농민들은 발병한 잎과 가지를 제거하고 적용약제를 뿌리면서 궤양병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충북 영동에서는 벼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먹노린재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 역시 겨울철 이상고온과 잦은 강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동군은 방제시기를 놓치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마을방송, 안내문자, 이장회의 등을 통해 적기 방제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전남에서는 벼멸구·혹명나방·흰등멸구 발생 시기가 7∼10일 빨라지면서 도열병·흰잎마름병·잎집무늬마름병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마는 과수 농가에도 피해를 줍니다.

사과 겹무늬썩음병과 갈색무늬병, 사과와 포도 탄저병 등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배수로를 정비하고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경사지의 토양 유실을 막아야 합니다.

과수화상병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충북에서는 지난 5월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후 22일 현재까지 487개 과수농가(273.6㏊)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충주 337곳(190.2㏊), 제천 133곳(74.1㏊), 음성 14곳(8.4㏊), 진천 3곳(0.9㏊)입니다.

기온이 34도 이상 오르는 다음 달 중순에는 과수화상병 바이러스 활동이 멈출 것으로 보이지만 충북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예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고 이번 장마철에 비도 자주 내리면서 병해충 발생 빈도가 높아졌고 시기도 앞당겨졌다"라며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방제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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