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판 까닭
입력 2020-07-22 17:19  | 수정 2020-07-22 19:48
국내 증시 투톱이자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순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1조439억원 순매수로 2위 LG전자(1758억원)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반면 같은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엔 매도세가 강하다. 7월 순매도 금액은 2497억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4위다.
이 같은 온도 차에 대해 우선 '화웨이 효과'가 제기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는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을 쓸 수 없게 됐다"며 "화웨이 자체 설계 반도체를 대만 TSMC를 통해 위탁생산을 할 수도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데 미국 제재로 화웨이는 지금껏 써오던 퀄컴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TSMC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공식 선언한 상황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하이엔드 휴대폰 생산 감소로 화웨이가 SK하이닉스에 주문하던 모바일 메모리 수량도 줄고 있다"며 "SK하이닉스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가전, 휴대폰 사업을 갖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민성 삼성증권 이사는 "코로나19 완화로 인해 가전과 모바일 부문 회복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이란 점도 차이점이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 한국 주식을 살 경우 시세 차익과 함께 환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매수·매도에 따라 삼성전자는 7월 들어 주가가 3.6% 올랐으나 SK하이닉스는 2.2% 떨어졌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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