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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프레임 4.0] 코로나가 점령한 2분기…승자는 4차산업혁명株
입력 2020-07-20 17:41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산다.' 이번 어닝 시즌의 첫 번째 변화다. 한국 상장기업의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성적표, 즉 우려했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첫 번째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어닝 시즌의 우려가 점차 안도감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를 이어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7월 들어 강한 매수세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어닝 시즌이 시작되고 있는 7월 중순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 기준으로 코스피200 기업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정도의 감소세가 전망되고 전 분기 대비로는 10% 정도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준으로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 증가가 예상되고 2분기 대비로는 무려 5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금융위기 시에는 상장기업 기준으로 약 40%의 이익 감소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상장기업 실적 추정치에 대한 컨센서스는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한 이후 회복돼 현재는 2019년 이익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국내 상장기업들의 성적표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다만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나 인터넷·게임 등은 이익 증가세가 전망되고 여행, 항공·운송 등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주가의 흐름이나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에서도 나타나듯이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의 성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강해지고 빨라질 것이다. 이미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까지의 종목은 반도체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인터넷 플랫폼 업체와 바이오 헬스케어, 2차전지까지 소위 미래성장산업으로 바뀌었다. 특이한 것은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2분기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업체는 현대자동차가 거의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주식시장은 미래의 성장을 선반영하고 있고 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부분도 주가에 상당히 반영됐다는 생각이 든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장기적으로 성장성도 기대되고 실적 부진도 거의 없는데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지 못했거나, 금융지주나 석유화학처럼 실제 이익 감소폭은 크지 않은데 과도한 주가 하락을 겪고 있는 주식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 종목별로 실적에 기반한 주가 정상화 과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예상되는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인터넷·게임 업종, 음식료 업종, 제약·바이오 업종, 증권·보험 업종, 반도체·장비 업종, 건자재·가구 업종, 통신서비스·장비 업종 등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으로 2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진한 업체들도 이미 그 부분을 반영한 주가 하락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은 지금부터 3분기 이후 점진적인 실적 회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지난 14일 우리나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라는 쌍두마차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서 경제의 장기 성장잠재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과정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플랫폼업체 등 4차 산업을 주도하는 우량기업들의 장기 수혜가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실적은 양호하지만 주가는 정상화되지 못한 우량주들도 2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회복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1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4차 산업의 우량주가 유망하고 또 1년 이내의 경기 회복 관점에서는 전통적인 우량주가 유망해 보인다. 어닝 시즌을 계기로 적절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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