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신 B777 여객기도 화물기로 개조…대한항공 눈물의 자구노력
입력 2020-07-20 14:08  | 수정 2020-07-27 14:37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를 이겨내기 위해 화물영업 강화와 조직 슬림화 등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대한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협의 하에 B777-300ER 여객기의 좌석을 뜯고 화물을 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적재하면 항공기 1대당 화물 수송량이 10t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잉사와 국토부의 승인을 거쳐 8월 중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항공사가 항공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항공업계는 승객이 급감한 여객기 좌석 등 기내 공간을 화물칸으로 전용했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국토부 규정이 까다로워 엄두조차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객기 좌석에 적재하는 화물은 화염에 견딜 수 있는 소재로 포장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국토부가 지난달 18일 여객기에 화물을 싣기 위한 방염(防炎) 기준을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등 관련 규정을 마련하면서 보다 자유로운 화물운송이 가능해졌다.
화물 수송량이 늘어나면 수익성을 일부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여객 수요는 여전히 90% 이상 위축돼 있지만 항공화물운임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화물운송료지수(TAC Index)에 따르면 지난 4월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운임은 ㎏당 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1% 상승한 수치다. 홍콩~유럽 노선은 전년 동기 대비 86% 오른 ㎏당 4.9달러까지 상승했다. 국토부 항공포탈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주(7월13일~19일) 국제화물 2만5954t을 운송해 코로나19 이전인 12월 마지막 주(12월23일~29일) 대비 96% 수준으로 이번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이전보다 화물 운송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파리 소재 구주지역본부와 쿠알라룸푸르 소재 동남아지역본부를 폐쇄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사와 지점이 직접 협업하는 업무체제를 구축하여 신속하고 간소한 의사결정 체계 마련하기 위함"이라면서 "본사와 지점의 효율적인 업무협업을 위하여 글로벌 영업지원 조직과 24시간 여객운송 지원센터를 본사에 신설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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