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이인영, 협력의사 밝힌 그 병원…김정은, 현장 찾아가 `호된 질책`
입력 2020-07-20 12:11  | 수정 2020-07-27 14:3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숙원사업인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관계자들을 '호되게 질책'하는 등 병원 건설을 강하게 채찍질했다. 경제난과 코로나19로 뒤숭숭한 평양 시민들의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대한 지원 의사를 피력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오는 23일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침을 밝힐 전망이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평향종합병원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3월 18일 착공식 이후 넉 달 만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연합 상무로부터 공사전반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으셨다"면서 "건설과 관련한 경제조직사업에서 나타난 심중한 문제점들을 엄하게 지적하셨다"고 전했다. 또 병원 건설 진행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호되게 질책하셨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통신은 김 위원장이 △건설연합상무가 아직까지 건설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경제조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 △종합병원건설을 발기하고 건설작전을 구상한 의도와는 배치되게 설비, 자재보장 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는 점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해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는 점 등에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에 평양종합병원 건설연합상무 사업정형을 전면적으로 요해(파악)해 책임있는 일군들을 전부 교체하고 단단히 문제를 세우도록 지시하셨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강도높은 질책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 10일까지 평양종합병원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라 국경이 봉쇄된 상황에서 병원 건설을 위한 자재와 설비 등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양 시민들의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양종합병원건설이라는 타개책마저 순탄치 않게 진행되자 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숙원사업인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지원하면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구상이다. 오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 후보자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에게 제출한 청문회 요청 자료에서 "북한의 관심이 높은 평양종합병원 등 병원시설·의료 인력 개선, 개성이나 DMZ에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축 등의 포괄적·체계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남북협의도 시급한 과제다"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스터디하고 있는 차원에서 검토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후보자가 말한 관련 내용은 이번 주 개최되는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소상하게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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