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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 “우리 노래 듣고 치유 받았다니…감동이었죠”
입력 2020-07-20 07:01 
‘팬텀싱어3’에서 최종 우승한 `라포엠` 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왼쪽부터). 사진ㅣ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누가 1등이 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무대였다.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었다. 그런데 대국민투표에서 대역전극이 나왔다. 2등도 아닌, 3등 라포엠((LA POEM)이 ‘제 3대 팬텀싱어로 선정됐다. 세계 최초 카운터 테너가 포함된 성악 어벤져스 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JTBC ‘팬텀싱어3 최종 우승팀 라포엠(유채훈, 최성훈, 정민성, 박기훈)은 당초 유력한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심사위원 점수에서 줄곧 꼴지를 달렸다. 탈진할 만큼 혼신의 무대를 끝내고도 가장 낮은 점수를 마주했던 그들은 때론 절망감에 휩싸이면서도 마지막까지 감동적인 팀워크를 보여줬다.
8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 3일 열린 ‘팬텀싱어3 마지막 파이널 무대. 라포엠은 결선 1라운드에서 라라 파비앙의 ‘마드모아젤 하이드를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로 연출했고, 2라운드에서는 베트 미들러의 ‘더 로즈를 선곡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이날 행운의 여신은 라포엠을 향해 웃었다. ‘팬텀싱어3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고 한층 성장했다”는 라포엠을 만났다.
현직 성악가로만 구성된 라포엠은 세계 최초 카운터 테너가 포함된 성악 어베젼스 팀으로 주목받았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팀명 라포엠(LA POEM) 뜻에 대해 다시 설명해달라
(박기훈) 프랑스어로 자유로움을 뜻하는 ‘라 보엠(La boheme)과 영어로 시를 뜻하는 ‘포엠(Poem)을 합쳐 만든 것이다. ‘자유롭게 음악을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편의 시처럼 자리잡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채훈이 형이 지었다.
Q. ‘팬텀싱어 최초 정통 카운터테너(counter tenor)가 포함됐다
(유채훈) 성훈이를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카운터테너가 있다는 건 혼성 그룹이나 합창단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운터테너가 있는 만큼 특별하고, 강렬하고 신선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Q. 8개월간 대장정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다면.
(유채훈)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SNS DM의 경우 온 내용을 보면 몸이 아프거나 힘든 일을 겪은 분들이 우리 음악 듣고 힐링 되고 치유됐다는 메시지를 여러 번 받았다. 감동적이었다. 부모님이 투병 중이신데 우리가 부른 노래를 듣고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셔서 그걸로 고통을 이겨냈다는 분들도 계셨다.
(최성훈) 가족들의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학부를 졸업하고 일찍 유학을 떠났기 때문에. 한 번도 가족들이 제 무대를 본 적이 없다. 제 어머니 같은 경우도 당신 아들이 성악가인데 무대를 보러 한번도 해외에 나와보지 못하셨다. 이번에 ‘팬텀싱어를 처음부터 TV를 통해 지켜보면서 좋아하셨다. ‘팬텀싱어를 하면서 스위스 활동을 정리하고 들어왔고, 앞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기로 마음 먹었다.

Q. 줄곧 3등을 달리다 역전을 이뤘다
(유채훈) 멤버들끼리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1대 1, 2대 2 등의 무대를 거치면서 좋은 평을 받았을 때도 있고, 아쉬운 무대도 있었는데 그 상황들을 거치면서 각자 음악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딱 팀이 되고나니 동요되지 않는 믿음 같은 것이 있었다. 예를 들어 민성이가 힘들면 우리가 달려가서 으쌰으쌰 하고 그랬던 게 원동력이지 않았나 싶다.
(박기훈) 결과를 보고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 올라갈 일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전투력은 상승했다. 1~2차전과 3~4차전을 놓고 플랜을 짰는데, 3~4차전에선 무조건 잘 될 수밖에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Q. 대국민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박기훈) 노래 같은 경우는 각자 다 개성이 있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고. 저희 팀은 가족 같고 화목하고 배려심 있는 면들이 방송을 통해 꾸밈없이 나갔다. 그런 점들을 응원하고 좋아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
(유채훈) 결승 1차전 2라운드에서 부른 자우림의 ‘샤이닝도 그랬지만, 공감할 수 있는 가사들, 저희들이 했던 무대들이 위로를 주는 음악들을 많이 한 것 같다. 그걸 듣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해줬고, 그래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
Q. 멤버 1명만 바뀌어도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
(정민성) 처음에 정말 아무 것도 모를 때 기훈이가 저를 뽑아줬다. 일대일 대결 때부터. ‘아, 이렇게 될 운명이어서 그때 만나게 된 거구나 그런 느낌이 이번에 확 들더라.
(유채훈) 신기한 건 다음에 기훈이가 저를 뽑아줬다. 그리고 제가 또 얘(최성훈)를 영입했다. 그게 너무 신기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기훈)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슨 인연인가 싶다. 이렇게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똑같은 옷 맞춰입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형들이 하자면 뭐든 다 좋다. 그게 이상하다.
라포엠은 역전 비결을 묻자 저희 음악에 공감을 많이 해 응원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8개월간 경연기간을 거치면서 달라진 점은
(정민성) 큰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제가 노래를 잘 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서 자기만의 음악적인 아이덴티티도 생기고 음악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고 제가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박기훈) 클래식 음악 위주로만 들었는데, 이걸 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에 매력을 더 느끼게 된 것 같다.
Q. 솔로로 활동해오다 팀이 됐다. 변화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나
(최성훈) 힘든 점이 오히려 없는 것 같다. 혼자 성악가로 솔리스트로서 삶을 살았을 때는 행복함은 행복함이고 힘들었던 점은 스스로 힘들어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노력해야 했다면, 지금은 고민되고 걱정되는 부분들은 같이 나눈다. 여러 아이디어를 내면 그러면 금방 해결이 되고 정리가 된다. 제가 기쁘고 즐거운 일이 있다면 그것 또한 배가 되더라.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작은 것도 크게 볼 수 있고, 큰 것도 작게 볼 수 있는.
(정민성) 저는 너무 즐겁고 좋다. 공동체 생활을 좋아하고 MT 가는 것도 좋아한다. 음악적 자신감이 늘 부족했는데, 팀원들과 함께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내 개그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서 좋다.
Q. 식성은 잘 맞나
(합동) 되게 많이 먹는다.(웃음)
(최성훈) 식당 선정에 어려움이 없다. 우리는 서로 배려심이 많다. 형제들처럼 다툴 순간도 없었고 모든 것에 아이디어를 잘 내는 스타일이다.
(유채훈) 저는 햄버거를 정말 좋아하는데, 다른 멤버들이 밥을 먹고 싶더라도 ‘그래 빵 먹자 그러는 분위기다. 다들 순하고 착하다. 그리고 서로 계산하려고 경쟁처럼 달려간다. 기훈이가 막내인데 제일 잘 산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박기훈) 그게... 막내라서 형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조그만 거라도, 식사라도 대접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
(유채훈) 기훈이가 멤버들에게도 극존칭을 쓰고 깍듯하게 한다. 예의가 너무 바르다.
Q. 맏형 유채훈 씨 집에 멤버들이 놀러가 집밥을 먹은 적도 있었다
(유채훈) 어머니가 멤버들을 너무 좋아한다. ‘원픽이야 그런 게 있지 않나. 어머니가 기훈이를 너무 좋아한다. 제 동생은 성훈이를 좋아한다. 요즘 어머니가 너무 야위었다고 고기 먹어야 한다고 그런다. 가족들이 다 찐 팬이다.
(정민성)저는 봉숙이를 좋아한다. 하하하.
(유채훈) (봉숙이는) 저희 집 강아지 이름이다.(웃음)
Q. 결선에 오른 ‘팬텀싱어 다른 팀들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을 것 같다
(박기훈) 12명은 너무 끈끈했다. 개인적으로 라비던스나 레떼아모르 팀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 팀들이 보여주는 색깔들이 있다. 팬으로서 그 무대를 응원하고 항상 하이파이브 하고 그랬다.
Q. 무대에 오르기 전 징크스가 있었다면
(정민성) 저는 그런 게 없다. 그냥 모든 게 유한 편이다.
(유채훈) 무대에 오르기 2~3시간 전에는 물만 먹었다. 뭔가를 먹으면 노래가 잘 안된다. 긴장하게 되면 말이 많아지게 되는데, 민성이가 제발 조용하라고 했다.(웃음)
(최성훈) 해외에서 활동할 때는 특정 음식을 안 먹으려고는 했다. 하지만 ‘팬텀싱어는 달랐다.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Q. MC 전현무와 에피소드는 없나
(유채훈) 마주치면 긴장하지 말라고 쉬는 타임에 툭툭 힘을 주셨다. 늘 파이팅 주먹을 쥐면서. 시즌 1, 2 때도 했던 분이라서 그런지 어느 타이밍에도 지치지 않더라. 장장 20시간 동안 녹화를 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앉아라도 있지 그분은 계속 서서 한다. 정말 프로다 싶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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